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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케치/잡담

131106

연구실에서 밤에 the one이 시킨 모종의 일을 하는데 감히 내가 이런 코멘트를 달 실력도 없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지 싶다가도 뭐 그래도 확실히 배우고 있는건 맞다 싶어서 긍정의 에너지를 방출하며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력의 모자람을 자각하고  집중이 안되서 블로그를 끼적거리기 시작했다. 


변명이 긴데 어쨌든 책 리뷰를 쓰다가 정리도 안되서 그냥 잡담만 몇개 쓰고 만다.


우선 오늘아침에 메일을 확인하다가 학회장소가 결정되었단 걸 알게 되었다. 내년엔 유럽 이탈리아 학회를 빙자한 여행을 갈 것 같다 신난다 예예. 혼자 가니 더 맘이 편하다. 이번에 가면 로마로 입국해서 바티칸투어를 받아서 자세히 보고 그 다음엔 나폴리를 보고 폼페이는 시간을 봐서 들르든 말든 한 후 (남부투어는 할까 말까 고민중.. 지난번의 흑역사가 생각나네 ㅠㅠ) 시에나를 통해서 모데나 학회장에 갔다가 볼로냐를 들른 후 가장 맘에 들었던 도시인 베네치아를 다시 한번 갔다가 밀라노로 해서 출국하는 코스를 짤까 하다가 아니다 어차피 못 가본 도시들을 많이 둘러보는게 좋겠다. 그러니 베네치아를 빼고 제노바를 가 볼까. 아씨시도 좋다는데...그런데 이번엔 명품아울렛점도 함 들러야 하나 근데 밀라노엔 슬픈 전설이 있는데... 그리고, 내가 마일리지를 모으는 항공사가 이탈리아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환승해서 가니까 프랑크푸르트에서 1박 스탑오버를 하면 딱 좋지 않을까...라는 상상의 나래를 30분간 펼쳤다.


하지만 학회는 내년 6/11 이라는거... 김칫국을 7개월 전부터 원샷정도가 아니라 무한리필하고 있다는 것 + 초록작성할 주제도 아직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수능 전날이었다. 최근에 하던 한 과외학생 집이 관악산 근처인데 우리집에서도 가까워서 과외가 끝나면 집까지 걸어오곤 했다. 그 과외학생 집에서 걸어나오면 항상 비행기가 1분에 한대씩 보이곤 했다. 그 학생이 살던 단지는 최근에 개발된 단지라 주변에 건물 도 적고, 아마도 김포공항을 가느라 그런지 낮은 고도에서 점점 나와 가까워 지며 커지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여서, 그리고 과외가 끝나면 주로 9-10시쯤인 한밤중이라 양 날개와 비행기 머리에서 비추는 빛이 나에게 가까워 지는 모습을 보면서.. 종종 여행가는 상상을 펼치곤 했었다. 과외학생은 낼 시험을 잘 보면 좋겠다.



생각해보면 이번 가을은 뭔가 가을이란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쑹 하고 지나갔다. 항상 마법의 가을이니 하는 글을 한번씩 싸지르곤 했었는데 이번엔 그런것도 없이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바쁘긴 바뻤나..



뭐 만나는 사람들 볼때마다 종종 하는 얘기인데 아무래도 the one 에게 한동안 나는 병풍이었지만 이제 슬슬 내가 사정권에 들어오는 것 같다. 우리 파트의 모든 일들을 지시하는 메일들이 나에게 오기 시작하고 있다... 



학교는 너무 추워서 여기까지만 쓰고 빨리 일을 끝마치고 가야겠다


-- 일 다하고 메일을 보내고 집에 오는 와중에 내가 첨부파일이 없는 상태로 메일보냈다고 연락왔다.........아놔 내 정신줄. 그렇지 않아도 요즘 할 일을 깜박깜박 하는 횟수가 많다. 기억력에 의존하며 캘린더/일정표같은거 안쓰던 내가 최근엔 핸드폰 캘린더 앱을 샀다. 근데도 그게 깜박깜박하기도 해서 아무래도 컴퓨터에 메모프로그램 같은거좀 붙여놓고 해야겠다.


이왕 쓰는 김에 더 쓰자면 요즘 농담삼아 내가 ㅇㄳ에서 인수인계를 잘 한다고 - 정확히 말하면 인수한 일들을  물흐르듯 인계한다고(...) - 들어서 좀 반성하고 더 내가 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농담삼아 한건데 너무 혼자 다 하려고 하는거 아니냐고 해서. 근데 아까 위의 the one과 연결되는 건데 아무래도 내가 좀 더 해야지 될 것 같다. 앞으로 1년뒤면 내가 책임ㅈ야 할 일들이 많아질텐데 그러려면 내가 '익숙하게 잘' 할 줄 알아야 하지 않나 싶다.



내가 중년참이 되고 후배들이 자꾸 늘어가는데 후배들이 뭔가 일을 못하거나 맡겨도 미더울때가 종종 생긴다. ㅇㄳ인데도 이런데 앞으로는 더 힘들겠다 싶기도 하다. 에휴 모르겠다... 


여기엔 이렇게 길게 썼지만 사실 ㅇㄳ 걱정은 별로 안하는데 쓰면 말만 길어져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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