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얘기만 쓰다가 오랜만에 잡담. 이라기엔 두서가 없다.
#1
최근에 월드 워 Z를 봤다. 재밌다. 약간의 B급 정서가 느껴지긴 하는데 박진감있고 좋았다. 영화관에서 안 봤으면 재미가 반이 되었을 듯 하다.
그나저나 오늘 월드 워 Z를 보면서 브래드 피트 아내로 나온 얼굴이 눈에 익은데...하며 10분간 고민하다가 어디서 나왔는지 깨달았다. The killing 이란 미드 주연이었다(...) 요즘은 영화를 보면 어 이배우 눈에 익은데 아 이 미드에서 나온 배우지 참! 하고 깨닫는 일이 많다. 요즘은 미드보는 페이스가 떨어져서 4080에피소드 정도 밖에(??) 안 봤는데 이런 걸 보면 나는 정말 미드덕후...미더덕후.. 아 이런 저질 드립.
그러고 보면 비포 미드나잇 이후 한국 돌아와서 처음 본 영화인가...
아 아니다. 마스터란 영화도 봤었는데, 이건 좀 어렵기도 하고 머리 복잡할때 보긴 좋지 않은 영화였다. 그런데 다들 명작이라고 하는 걸 보면,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영화 보는 눈은 아직 부족한 건가보다.
#2
뭐 사실 요즘 바쁘다면 바쁘고 안 바쁘다면 안 바쁘고... 나도 내 상태를 잘 모르겠다. 어쨌든 여행다녀오고 몇몇 사람들을 만났는데, - 대부분 급 만남이었긴 한데 - 어쨌든 만나면서 얘기를 하다보면 항상 내가 어렸다는 거 - 그리고 아직도 뭐 그렇다는 거 - 를 깨닫는다. 왜 남 기분 상하는 얘기를 했었고, 하고 있을까. 모르겠다. 밝종종 별로 할 얘기가 없을때 쓸데 없는 안해도 될 얘기들을 하곤 한다. 예전에 블로그에 썼던 말처럼 혹은 ㅅㅈ이가 말했던 것처럼 괜히 주변이 조용하면 부담스럽고 밝게 살아야지 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데, 그래도 뭔가의 일종의 압박감인가. 역시 사람은 남에게 주제넘는 -자기도 지키지 못할 - 괜한 조언이나 충고 등등을 하면 안된다(...)
뭐 요즘은 ㅇㄳ에서 회식하고 나면 항상 가지는 뭔가 모를 답답함과 짜증도 없다. 월욜에 했던 회식은, 나름 즐거웠다.
#3
뭐. 물론 여행가기 전 부터 폰에 페북알림도 끄고 해서 괜히 폰 만지거나 하는 시간도 줄이고 인터넷으로 딴짓하는 시간도 줄이려고 하고 있고 해서 페북을 줄이고 있는 찰나 - 기성용 사태를 보며 - 나는 괜한 뻘소리를 했던게 혹은 했었던게 아닌가 라고 자주 했던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근데 모르겠다. 내가 쓴 글은 - 혹은 모두가 쓰는 글은 - 어떻게 보면 허세고 어떻게 보면 내 나름의 생각을 솔직히 보여주는 거고 어떻게 보면 관심증이고 뭐 그렇다. 모르겠다. 하긴 나쁘게 보면 블로그에 이렇게 쓰는 거도 관심과 댓글을 바라고 남들이 나좀 봐 줬으면 하는 기분일 수도 있고 관심증일수도 있고 뭐 그냥 예전부터 쓰는게 습관이 되어서일수도 있고 혹은 외로워서 일 수 도 있고 혹은 그냥 아무 이유없는 습관일 수도 있고. 내가 쓰는 글이 오글거리거나 감상적이거나 사회시사적이거나 자랑글이 많거나 하는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아무도 사실은 그렇게 생각 안할 수도 있고
뭔가 포장만 하고 있는 거 같다.
라는 건 다 잡소리고...사실 페북을 급속도로 줄이고 있는 이유중 하나는, 여행 다녀온 후 어느날 페북에 뭔가 쓰고 잤는데
정말 좋은 글이라고 페북 알림이 계속 뜨고 누군가의 댓글이 달아주기를 기대하다가 그 누군가가 댓글을 달아주자 너무 좋아하고 있는 네 모습을 - 꿈에서 - 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꿈이었어도 내 자신이 왜 이러니 싶었다.
근데 또 어떻게 보면 내가 뭐라고 쓰든지,
"진심은 전해질 것이다. 단, 보는 사람이 진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란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말처럼 대부분은 남이 뭐라 쓰든 쉽게 재단하고 아 이사람은 이런 사람이야 라고 단정짓고 남의 어떤 행동을 보든 대체로 자기 자신의 생각을 강화하는 부분만 보며 편견을 덧붙이고 공고히 만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4
이 모든건 사실 요즘 내가 ㅇㄳ, 그리고 주변 누군가 - 를 바라보며 든 생각이다. 특히 ㅇㄳ. 에게 괜한 벽들을 치고 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 뭐 내 행동이 어떻게 비쳐질지는 생각도 안하고 행동하며 내 행동이 티가 안날거라고 생각하고 불평과 불만만 가지고 있었는데, 한 선배와 여행가서 얘기를 하다 보니 남들도 나의 행동에 대한 그들만의 생각을 갖고 있으며 - 그리고 뭔지 모르게 자기를 완전히 털어놓지 않는거 같다는 말을 듣고 멍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에도 다른 누군가에 대해 서도 주변사람들이 그렇게 판단하고 뒷담화까진 아니어도 욀가왈부히는고 보고 아 참 피곤하겠구나 싶기도 했고.. 혹은 내가 그 사람들을 너무 좋게만 보고 있나 보는 눈이 없나 싶기도 하고. 어렵다.
#4.5
어장관리란 말은 언어적 폭력일까 아닐까. 그냥 남녀사이에 친구사이로 지내는 건 그렇게 힘든 걸까. 요즘의 어장관리란 말은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의 자기 위안적 - 그러면서 상대 비하 - 의 용어의 뜻이 강해지고 있는 것일까. 물론 진짜 어장관리 남/녀 도 존재하지만, 요즘은 그냥 사근사근하거나 성격좋은 사람 - 그래서 상대가 연애상대론 느껴지지 않고 연애 상대로는 아니다 라고 선을 긋고 좋은 오빠/동생 이야 라고 선을 긋지만 그렇다고 인연을 아예 끊지는 못하는 사람 - 에게 어장관리란 말을 붙이는 게 아닌가. 혹은 그거 자체가 문제인가 라는 생각을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하고 있다. 하긴 내가 할 말은 아닌가...
#5
그러고 보면 여행간 후 친한 사람들...보고 싶네. 사실 선물들 중 몇개는 주려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과는 꼭 약속도 못 잡고. 애매하게 있다가 그날 그냥저냥 당일 번개비슷하게 만나다 보니.
쨌든 주변 사람들중 학교에 있는 사람들도 점점 없어지고, ㅇㄳ도 졸업 많이하고, 뭔가 쓸쓸하고 허하다. 가을도 아닌데 벌써 가을타나.
#6
라고 길게 썼지만 세줄요약하면 1. 나 은근 남에게 짜증나는 말 잘 하고 벽 잘 치고 그렇다 2. 사람들 보고 싶다. 3. 미드 덕후..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 참 말이 길다. 나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