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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ading

10-11월달 읽은 책 목록

#1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지난번에 페북에 좀 쓰다 말았는데, 정말 좋은 책이다. 작가가 소설은 150페이지이지만 사실상 300페이지와 같은 책이라고 했는데 읽고나면 정말 다시 한번 읽게 되니까 그 말이 맞다.


초반엔 데미안과 일본소설 69 정도를 적당히 섞어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에이드리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약간 69 같이 쾌활하면서도 겉멋든것처럼 보이지만 진지한 청소년 3인방이었다면 에이드리언이라는 뭔가 현자-혹은 청소년이 아닌 어른-의 기운이 드는 인물이 나온걸 보면서 데미안의 향기가 났다.


1부에서 약간 주인공이 확신이 없거나 애매모호한 말투를 쓰고 있다는 희미한 느낌이 났던 것도 같다. 하지만, 처음 읽을 당시엔 전혀 그런 위화감은 느끼지 못했는데.. 2부를 읽을때는 그냥 다음내용이 궁금해서 정신없이 읽다가 2번 충격을 받았는데, 처음 충격(혹은 반전)에서는 아 주인공이 그래서 1부 말투가 좀 그랬구나 싶었고 마지막 2페이지를 읽고 나선 '아.아...아...?!!!!!!!!!!!!!!!! 뭐지 이게?? 내가 잘못읽었나? 뭐지 -_- ' 하고 다시 앞의 내용을 읽고 나서야 이해를 했다. 그러고 나서 보니 이 소설은 참 잘 쓴 소설이란 생각을 했다.


아 처음에 거창하게 얘기해서 엄청 어려운 소설이라고 착각하게 할 수도 있는데, 간단히 볼때도 내용도 흡인력있고 재밌다.


1부에 약간 쓸데없이 역사에 관한 이야기 등등이 길게 나왔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다 복선이었고 주제의식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고 1부의 서술체가 왜 그랬는지도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되니 간단히 말하면, 사람은 기억을 (악의가 없더라도) 자신에 맞게 변조하여 생각하게 되며, 그것이 역사와 같다..라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살아남은 자에 의해 재구성되는 역사, 착각과 눈치없음 등등이 어우러지는 흥미진진한 소설.


덧붙여서 번역된 책 제목이 낚시이자 스포일러.......... (아 스포일러 라기엔 좀 애매하긴 한데;) 원제는 적절한거 같은데 한국 출판사가 낚시를..


#2 - 개구리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 시대를 화자의 고모 - 산부인과 의사지만 약혼자가 대만으로 도망간 후 정부의 산아제한 지침에 적극적으로 찬동및 산아제한행위(낙태까지)에 적극적으로 참여 - 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화자가 고모에 대한 극을 만들고 싶어서 조언을 구하는 편지형식으로 서술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과장과 무엇이 현실인지를 잘 모르게 서술하는 방식이 있긴 하지만, 내용 자체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단점이자 장점은... 책이 길다는 것? 산아제한 정책등에 대해서 직접적인 평가는 하지 않지만 마지막 결말부분에서의 고모의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마지막 에필로그로 나오는 극은 대체 이게 뭔가 싶었다.


나는 처음에 이 체제에 대한 비판을 직접 할 수 없어서 간접적으로 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옌이 그렇게 사회비판적인 작가가 아니라는 걸 보고선 내가 너무 의도를 가지고 읽지 않았나 싶었다. 어떻게 보면 그냥 한 사회현상을 담담히 적은 책일 수도 있고..


#3 - 고래


어떻게 보면 개구리와 비슷했던 책. 여자 주인공들이 겪어왔던 일을 통해 한국 사회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이게 현실인지 아닌지 약간 헷갈리게 만들면서 지나친 현실비판으로만 치우치는 것을 막고 이야기라는 소설의 재미를 보여준다.


사실 사회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 사회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평가를 하지도, 평가를 유도하지도 않고 그냥 그런 적이 있었고 그 인물은 그런 시대를 살았다 정도의 배경에 불과하며...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고 그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고 하는 식이다. 정확히 말하면 좋으면서도 충격적인 책이었다.


#4 - 매드 사이언스


그냥 별별 과학적 실험들을 보여주는 책. 진짜 인간들이 해왔던, 약간 정신나간듯한, 혹은 흥미진진한 수백개의 별의별 실험을 보여준다.


자신에게 바이러스를 주사하거나 귀벼룩(??)을 귀에 넣고 관찰일기를 쓴 사람, 환자의 토사물이나 배설물을 먹음으로써 이 병은 전염성이 없다는 걸 보여주려 한 사람 은 애교고... 자식을 고릴라와 같이 키우면 사람이 고릴라를 따라갈까 고릴라가 사람을 따라갈까 등등을 연구한 괴짜들도 있고, 

히치하이킹을 할때 남자가 하는것과 남녀 한쌍이 하는것, 여자가 하는것, 여자 둘이 하는것중 어느경우가 확률이 높을까 와 같은 시시하지만 흥미로운 실험도 있고, ( 몸매가 좋은 여자가 히치하이킹을 하려고 했더니 모두가 태우려고 달려들어서 교통체증이 유발되어서 실험을 중단했다는 웃기못할 에피소드도..)

착한 사마리아인은 진짜 존재할까 같은 사회심리학적 실험도 있고

사람의 목을 막 자른 시체를 구해서 인체의 신경등을 연구하려는 것과 같은 엽기적인 실험도 있고...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하며 괴짜는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각각의 실험이 참 재밌어서 책 자체는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근데, 책 구성이 약간 흥미를 유발하려고 - 낚으려고 - 산만한 경향이 있다.


#5 - 조선의 9급 관원들

9급 관직으론 이런 저런 관직이 있었다, 그런데 그 들은 어떤 삶을 겪어왔고 어떤 점이 힘들었다라는 점을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한 책. 역사 좋아하면 한번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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