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엔 이번엔 아무도 안 오고 아무곳도 안 내려가는 (사촌동생 1명이 오긴 했다 + 외가 식구들이 반나절 들렸다) 참으로 여유로운 시간이기에 이 시간에 뭐 할까... 고민하다가 책을 봤다. 사실 지난번에 썼던 것 처럼 사놓기만 하고 안 본 책이 20여권에 육박하기에...
문명을 즐겨하는 사람으로써(?????) 그리고 소위 역사덕후...까진 아니지만 역사책을 즐겨보기에 이번 추석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 삼부작을 봤다.
- 총 균 쇠 - 문명의 붕괴 - 어제까지의 세계 이다.
(총 균 쇠는 예전에 봤었지만, 뭔가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해서 다시 봤다.)
[총 균 쇠]야 워낙 유명해서, 책은 보지 않았어도 제목은 아는 사람이 책을 끝까지 읽어본 사람보다 많을 정도일 테고, 나온지도 오래되서 더 좋은 리뷰글도 많을테고 볼 사람은 다 봐서 많이 알테니 간략히 요약하고 넘어가겠다.
결국, 유라시아 대륙 - 특히 비옥한 초승달 - 유럽 // 중국 등이 같은 위도라는 점에서 오는 식량등의 전파가 용이한 점, 초기에 가축및 농작물로 활용할 수 있는 종이 많았다는 점 등에 의해 문명이 발달하기 쉬웠고 또한 상호간의 교류가 용이하여 경쟁및 전파에 의해 기술이 더 발달하여 1500여년대부터 급격히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과학적으로 다룬 게 인상깊었다. 진정한 사회과학이라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여담이지만 문명게임을 통해 처음 접했던 폴리네시아가 이렇게 나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는건 신기했다..
거기에 이은 [문명의 붕괴]는, 당연히 [총 균 쇠] 와 비슷한 문명연구일 거라고 생각해서 산 책이었는데, 정작 읽어보니 이스터 섬, 마야 문명, 그린란드및 아이슬란드의 바이킹 족, 태평양 폴리네시아 몇몇 섬의 붕괴, 심지어는 오스트레일리아나 미국 몬태나 주의 사회붕괴를 통해 지구의 환경보호를 주창하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별로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1) 이런 문명의 붕괴 원인을 정밀하게 밝히려 노력했고 2) 그 과정에서 얻어진 결론을 통해 현재 지구의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한 노력까지 제시한 다는 것이 대단하다. 특히 대부분의 문명이 지속가능한 발전한계를 넘어서 단기간의 이익만 추구하다가 결국 자연환경을 파괴시키며 멸망했거나 위기를 겪는 다는 것을 보여주어 책의 주장을 강화시킨다.
마지막으로 [어제까지의 세계] 는, 소위 전통사회가 잘 유지된 지역들을 탐구하며 그를 바탕으로 1) 전통사회가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현재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더 나은 삶의 방식이 있을까 라는 관점과, 2) 무조건 전통사회가 좋았다는 편견에 대한 반론 이란 두 관점을 적절히 비교해서 인류가 어떻게 나아가는 게 좋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정말 문명을 대 연구한 책이다.
물론 3 책 모두 700여 페이지가 가볍게 넘어가는 두께와 무게를 자랑해서 처음엔 두려움에 떨게 하지만, 읽어보면 좋을 책인 것 같다.
그 외에도 밀레니엄 3부작 중 최종 3부인 [벌집을 발로 찬 소녀] 를 읽었다. 밀레니엄이란 영화로 잘 알려졌겠지만 스웨덴의 추리(?)스릴러로 정말 재밌는 책이다. 작가가 빨리 죽어서 3부작으로 종결되었다는게 아쉬울 뿐. 이 책도 상/하 로 나뉜 각 책이 700페이지정도 된다는 부담감이 있으나, 읽어보면 시간이 쭉쭉간다.
PS. 그 외에도 올해 초 부터 조금씩 보던 하얀거탑을 봤는데... 예전-대학교 2학년때쯤(?)에는 장준혁을 좋아하고 응원하며 그에 방해가 되는(?) 최도영등을 되게 싫어했는데 지금 보니 내가 왜 그랬나 싶다.
무엇보다도 충격적이었던 건...
8화인가 까지는 장준혁의 과장도전기라 뭐 적당히 정치와 뇌물을 써도 그러려니 싶은데, 그 이후의 재판과정은 도저히 지금 내 가치관으론 장준혁을 응원할 수 가 없는 그런 것인데 그 당시엔 그를 응원하고 오히려 최도영을 싫어했다는 건...
1) 정말 잘 만든 시나리오상에서의 나쁜 주인공은 나쁜 걸 알면서도 빠져들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다는 것.
2) 그리고 사람의 가치관은 의외로 잘 바뀐다. 는게 아닐까 싶다. 하긴 한때는 나도 자유주의 + 능력중시 (+국가중시+성장주의/노조싫어함) 등의 신 자유주의자였으니까(...) 물론 그게 고등학교때였긴 했지만 쨌든. 뭐 그렇다.
PS2. 나름 연휴동안 책을 거진 3-4000여 페이지이나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안 읽은 책은 20권이 쌓여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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