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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미드위주)

연애시대 - 2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그 순간을 돌아본다. 그 순간이 지니는 의미를...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


요즘 이동진의 꿈꾸는 다락방을 듣는다. 정확히 말하면 원랜 새벽 두시 본방이라 라디오로는 못 듣고, 팟캐스트로 듣는다. 근데 오늘은 아프고 과외도 파토나서 일찍 와서 집에서 팟캐스트를 듣다가... 그 팟캐스트의 진행자 이동진은 현재 보고 있는 드라마 주인공과 이름이 같다. 갑자기 드라마가 생각났다.


연애시대.

남이 보면 명확하게 서로 좋아하는데, 그 당사자들은 상대의 (있거나 혹은 없는) 감정/거부감을 없을것이다/있을것이다 라고 지레짐작하며, 망설이기만 하다가. 서로 말을 하지 못하고 솔직하게 한 걸음만 다가가면 될텐데 왜 그걸 못 다가가고 있는 것일까하는 답답함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알콩달콩한 감정을 지켜볼 수 있어서 좋다. 

물론 드라마라, 시청자들은 명확한 서로의 감정선과 속마음까지 나레이션되서 나오는 걸 듣고 볼 수 있어 둘다 서로 좋아하지만 끙끙 앓고 있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속의 남자와 여자는 사랑하는데 과거의 아픈 경험때문에 그 마음을 숨기고 표현하지 않고 있고, 그 마음이 서로에게 전달되지 않다 보니 이제 꼬이기 시작한다. 안타깝다. 둘이 서로 좋아하는데 왜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도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물론, 같은 사실을 보고서 해석할때 상대가 날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할 때와, 날 좋아하겠다고 할때 받아들이는 방법은 다를 것이다. 결국 자신에 대한 자존감 문제인가. 혹은 상대를 너무나 좋아해서 너무 사소한 거까지 신경쓰다가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일 것일까.


그렇다고 본인이 그걸 알긴 힘들겠지. 어찌 보면 서로 좋아한다고 확신하고 들이댔다가 까이면 실패와 쪽팔림,허망함을 감수 할 용기도 없고, 사실 허망함도 허망함이지만 그것보다도 상대는 맘도 없는데 자꾸 연락하면 민폐일까봐 배려한다고 기다리며 적당한 연락을 유지하며 상대의 조그마한 신호만을 기다리다가 자존감이 없어 상대가 보내는 미약한 신호를 보지 못하고 멀어졌다가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게 반복된다. 그,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그래서 중요할때 한 걸음씩 물러니고 사소한 사건에서 한 발짝 물러나서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고 있지 않는가. 결국 한 사람이 정성을 보이려는데, 말하지 못하게 된 1화 마지막, 그 후에도 크리스마스이브 타이밍, 그 후의 사소한 오해- 상대는 바쁘거나 해서 문자답장없어서 다른사람과 놀거나 나에겐 맘이 없다고 오해후 분노등등이 가장 안타까웠다.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밤 내내 기다리고 연락을 기다리고 그러다 큰 용기를 내서 다시 아무렇지 않은척 새로운 연락을 시작하는데 그 내용/대화를 보면 차라리 보내지 않는것만 못한 것들이라 다시 악화되는 것까지.


그래서 상호작용이 중요한 것 같다. 근데 그렇다고 사람맘을 드라마처럼 보여져서 알 수 있는게 아니니. 과연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민현중처럼, 좋아하면 무조건 귀찮을 정도(?)로 좋아하는사람에게 들이댈 수도 없는 노릇일 것이다. 다시 돌아가는 주제인데 상대의 맘을 알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일 듯 하다.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에서

확실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구애라는 땅에 들어가 얼쩡거리지 말아야 한다. 그 땅에서는 모든 웃음과 모든 언어가 만이천가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열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젖힌다. 정상적인 생활에서는 액면가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들이 이제 어떤 사전으로도 다 풀어낼 수 없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러나 구애를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의심들이 한 가지 중심적인 질문으로 환원되고, 구애자는 판결을 기다리는 범죄자처럼 떨면서 그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그녀가 나를 바라는 것일까, 바라지 않는 것일까? 


라는 말이 생각난다

                                                                

과연, 오프닝의 그 꼬인 빨간 실타래를 풀려고 서로를 바라보며 상대와 뒤를 돌아보며조금씩 다가가서 둘의 실타래는 풀릴지, 혹은 서로 눈치만 보며 그 자리에 있다가 조금씩 멀어지며 실타래는 더 꼬이다가 멀어질지...

아니면 알렉산더의 일화처럼 확 자르고 서로서로 새 시작을 해 버릴지 궁금하다.


-다시 시작하는건 다시 상처주는 거야? 라는 말을 보면 참 거시기하긴 한데..



물론 아직 16화중 5화밖에 보지 않았다. 3화를 보고 있다고 한지가 근 1달전이었던거 같다....만;; (진도는 안 나갔지만 그 사이에 1-3화는 다시 돌려봤다 -_-) 내 고질적 단점인데, 좋아하는 건 최상의 상태와 집중력/정성(?)/타이밍/확실성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아끼거나 확실한 걸 기다리거나 해서 최대한 미루다가 아끼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생각해보면 드라마에서 답답하게 여길만한 인물은 나네.


Ps. 손예진보다 은호 동생역으로 나오는 배우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물론 극중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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