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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국내

13.03.01-02 가평

한동안 42기는 한명이 졸업할때마다 그걸 핑계삼아 여행을 가는 좋고 훈훈한(??) 풍습이 있었으나 대다수가 졸업하고 그 후 직장일에 다들 치이다 보니 그 졸업여행은 3차로 끝났다....는 슬픈 전설이 있어....라고 끝날뻔 하였으나


직장에서 야근과 상사와 동료와 무개념 고객에게 치이는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기여행을 가자! 고 한 ㅅㅈ의 결단 + ㅇㅈ, ㅁㅈ의 엄청난 도움으로 오랜만에 기 여행을 가기로 했다. 전설의 계승자 ㅅㅈ ㅇㅈ ㅁㅈ 42기의 여자 삼총사가 아닌가 싶다. 사실 요즘 모든 모임의 배후에는 저 삼인방이 있는거 같기도...??


게다가 남자들은 차도 없고 차를 몰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여자들은 차도 있고 운전도 할 수 있고...여성상위시대가 맞나보다. 아니 남자들의 부족한 능력을 탓해야지 어찌 하리요. 어쨌든 다시한번 자차를 제공한 ㅅㅈ과 오로지 기모임만을 위해 운전을 배우기까지한 ㅁㅈ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음 나는전날엔 아침에 기기를 고치러 연구실에 가서 몸으로 기기를 고치고 산학장학생 서류 싸인을 하려고 12시에 연구실을 나와 천안아산까지 ktx를 타고 간 후 정말 싸인 2-3개정도를 하고 일이 끝나서 다시 서울로 올라오니 한 5시쯤 되었다. 허무한디....집에 와서 밥을 먹고 과외를 하고 낼 있을 기 여행 준비를 했다. 라지만, 그냥 술 하나 갈아입을 옷 한벌 세면도구를 그냥 가방에 쑤셔넣고 잤다.


그런데, 아침엔 xx가 나오는, 현실과 정 반대인 개 꿈을 꿨다... 잠을 설쳤다. 그리고, 그 이후로 씻고 밥먹고 준비하고 나가려고 면도를 하는데, 입술이 베였다. 뭔가 운수가 좋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다들 운전에 자신이 없다는 말투를 꺼내서 혹시나???싶기도 했다.


어쨌든, 요즘 본인의 입이 방정이라, 요즘 야밤의 서울택시에서나 당한다는 승차거부를 두 차 운전자들에게서 모두 당할뻔 했다가 그를 어여삐(불쌍히) 여긴 ㅅㅈ님의 은총에 힘입어 삼성역으로 가기로 했다.


삼성역에 도착했다. 강남남자 ㅎㄱ는 먼저 도착해서 ㅇㅌㄴㅌ ㅋㅌㄴㅌ 호텔 로비에 있었다. 역시 강남남자 답다. 몸이 약간 더 싸이스러워 진거 같지만, 그건 강남스타일이 글로벌 유행을 하는데 당연한가 싶다.

그런데 ㅅㅈ과 ㅇㅈ는 늦는단다. 30분정도? 밥을 못 먹었다길래 그녀들을 위해 샌드위치를 사고 혹시나 차안에서 배고플까봐 편의점을 가서 과자를 사고 나니 그녀 들이 왔다.


코엑스 호텔 아래 주차하고 다니는 품격있는 여자 ㅅㅈ이의 차를 타고 출발했다. 



입구역에서 출발한 ㅁㅈ네 차는 9시 10분에출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우리는 10시 10분 출발....늦었네? 그런데, ㅁㅈ네가 경춘고속도로를 탔는데 완전 막힌단다. 그러자 똑똑한 ㅎㄱ가 어찌저찌 새 길을 찾아서 우리는 별로 막히지 않고 일찍 도착했는데 ㅁㅈ네가 오질 않는다.. 3.1절 연휴를 맞이하여 경춘고속도로에 청춘대이동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1시간쯤은 더 걸릴거 같다는 비보가 카톡으로 전해져 왔다.


우리는 그래서 먼저 장을 보고 오기로 하였고,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봤다. 아이스크림을 산 건 우리에게 주는 선물. 그리고 뭔가 나는 술을 조금 산거 같다는 찜찜함 + 너무 생선이 많다는 불안함 + 고기를 지금 안 샀는데 잘 하는 것일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먹을거로 비용이 적게 들었었다는 착각을 했었는데, 그건 정말 착각이자 오산이었음을 나중에 알 수 있었다. 42기는 가난하다..)


장을 보고 나오려는데 ㅁㅈ네가 드디어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아서,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입구 부근에서 드디어 도킹. 1시즈음. 1시즈음엔 우리는 배가 고파서..............그냥 근처의 아무 막국수를 먹기로 했다. 막국수 막국수. 근데 유명한 집 하나는 1시간정도기다려야 한단다. 그냥 옆 집으로. 근데 주 음식이 장작구이 및 닭갈비였는데 우리는 패기있게 막국수 7개를 시켰다! 당당함.


그 와중에서 쿡봉선생은 계란하나를 버리지 않고 수저로 사용하시는 센스를 보여주셔서 아 저정도는 되어야 쿡봉쿡봉하는구나 라는 감탄사를 자아내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배가 고팠다. 심지어 우 보다도 내가 빨리 먹어치웠었다...만 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근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다들 배가 고팠는데 가만히 있었던 것 같다. ) 점심을 마치니 시간이 2시쯤 되었다. 수목원으로 향했다.


입장한 후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은 다 뻣뻣하고 경직된 표정과 포즈들이라....(대부분의 사진은 얼굴이 있길래 여기에선 생략한다. 페북 혹은 42기 자료실이용하길 바란다.) 사실 날이 엄청 추웠다. 그 전날까진 거의 영상 10여도 였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여행간 날에 따뜻했던 봄날의 날씨는 비와 함께 사라지고 쌀쌀한 날씨에 바람이 불었던 기억이 난다. 추웠다... 하지만 뭐 예전엔 마른하늘에서 눈폭풍이 쏟아지는 경험도 했었으니. 42기의 기모임은 항상 스펙터클 하다.


그리고 중간의 허브기념품점이 있었는데, 목뒤에 바르는 몸이 시원해 진다는 민트향수(?)원액은 시원하긴 했으나 너무 차가웠고, 코를 뚫게 해 준다는 유칼립 향수(?)를 코에 바른 몇몇은 두통을 호소했었던거 같다. 나는 너무 많은 향을 맡다 보니 머리가 너무 아펐다만, 구경하는 것은 좋았다.


관람을 끝내고 사진전을 봤는데, 겨울이라 확실히 황량했던 그 당시 수목원 풍경에 비해, 봄여름 가을 사진들은 아름다웠다. 만약 가능하다면 봄여름가을에 다시 오면 아름다울 것 같다. 입장료가 동절기는 7천, 그 외는 8천이었는데 사진을 보니 아름다움은 2배는 넘게 차이나는 거 같아서 조금 아깝긴 했다...


4시쯤나와서 우리는 일단 쁘띠 프랑스로 향하기로 했다. 근데 나오는 길에 보이는 이 엄청난 인파란. 이 겨울에도 야간개장 사진들만은 아름다워 보였는데 다들 그거 보러 가나보다.


그리고 쁘띠 프랑스를 네비를 찍어보는데 거진 50분. ㅅㅈ과 ㅎㄱ가 가기 싫다는 의사를 강력표시하며, 주변에 있는 커피숍으로 가자는 의지를 표명하여 차를 몰고 뭔지 모를 이상한 언덕배기의 박물관으로 갔다.


근데, 생각보다 좋았다. 그래서 그냥 가서 커피를 쳐묵쳐묵하며 쉬었다. (박물관은 뭔지 모르겠는데 8000원-_-) 근데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커피숍 인테리아가 좋아서 참 맘에 들었다.


아 ㅇㅈ가 밭에 나무를 심고 나중엔 집지어서 살지도 모르겠다고 그럼 놀러올거냐고 했고 다들 돈만 많으면 이런 곳에 조용한 카페내고 평온하게 살면 어떻겠냐 라는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잘 놀고 있었는데 우가 갑자기 일본다녀온 선물을 꺼내며 추첨식을 거행하였다. 지난 기모임때 ㅁㅈ가 훈훈하게 나눠준 선물을 따라한듯. 맨 처음에 내가 달력을 나눠주며 시작했다(고 혼자 생각하는) 선물 증정식이 이렇게 갈수록 나아지고 있는 것은 참 맘에 든다.




내가 받은것은 토토로 미니 퍼즐이었다. 귀여웠지만, 집에 있는 일본에서 사온 3D퍼즐이 3-5년째 한 조각도 맞춰지지 않은 채로 쳐박혀 있던 것을 생각하니 불안했다... 하지만 가장 히트는 ㅇㅈ가 받은 모자. 우는 꽝 정도의 상품으로 생각했다는데, 그 선물이 엄청난 히트를 했다. 그 외에 ㅅㅈ과 ㅁㅈ에게는 먹을 것 선물을 줬었지만, 결국 그 커피집에서 다 먹혔다...(ㅅㅈ의 다쿠야즈???는 심지어 유통기한이 지났을 수도 있다고 우가 그랬다.) 나머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아 ㅎㄱ가 펭귄사진을 보여줬으며 초콜릿을 내놓았던 기억이 난다.




6시가 다 되어 우리는 숙소로 왔다. 근데 문제는 숙소예약이 뭔가 꼬여서, 바베큐 파티따위는 할 수 없는.................아니 강풍에서 떨면 할 수 있지만 뭐 어쨌든, 하기 힘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_- 그런데 천만다행히도 펜션이 1개가 전에 예약취소가 되어서 그냥 거기에서 묶기로 하고 1개의 호텔(....)방은 그냥 잠만 자는 방으로 하기로. 단 숯불따윈 할 수 없고, 그냥 가스레인지로 모든걸 해결해야 하는 상황. 우리가 산 도루묵은 말짱 도루묵이 되게 생겼었고, 그 외의 새우는 새됬으며 송어는 요리하기가 참 애매하게 되었다고 한탄했다. 나는 고기를 사러 ㅁㅈ와 ㅎㄱ와 나갔고 생선을 당연히 못 먹을거라 생각해서 고기를 3근, 그 외 만두와 몇몇 주전부리를 사 갔고, ㅇㅈ가 부탁한 트럼프를 사 갔다.


아, 그 와중에서도 한 HHH 후배가 42기의 주소록 업데이트를 하는데...다들 모여있어서 웃으면서 전화기를 돌리면서 업데이트를 해 줬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도착했더니, 대단한 42기 요리사들이 송어와 도루묵, 새우를 프라이팬에서 요리를 하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특히 버터와 한라봉즙, 양파와 마늘, 은박지를 이용하여 송어요리를 만드는게 가장 인상깊었고, 그 외에도 재료도 없는데 양파와 김치와 도루묵과 소금을 가지고 도루묵 탕(?)을 만들고 있는 것도 놀랄 노 자였다. 이런 재료를 낭비할 줄 모르는 환경주의자들 같으니라고.!! 그 외에 새우와 도루묵 일부는 구웠다.


생선을 먼저 요리해서 내왔는데.........음.... 맛있다.... 아니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어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역시 42기의 기모임은 쳐묵쳐묵 쳐묵쳐묵쳐묵한 기모임이었단 걸 잠시 잊고 있었다. 그 다음에도 끊임없이 나오는 목살과 삼겹살, 햇반. ( 아 ㅅㅈ의 햇반은 쌀밥이 아니라 쌀이었지만 그런 사소한건 넘어가자.)


그 요리가 다 나온후에도 고구마 맛탕, 한라봉, 딸기등등 요리에 요리가 계속해서 나왔다. 









(이렇게 먹으니 앵겔지수가 42% 에 육박하지... 심지어 자차와 렌트, 기름값을 포함했는데도 앵겔지수가 42%에 달한다는 건 42기가 아니고서는 설명할수 없는 노릇이긴 하다.)


7시부터 대략 2시간동안 먹고 나니 9시. 배불러서 그런지, 남극에서 시차적응을 다 못해서 그런지, ㅎㄱ가 쓰러졌다.


우리는 뭘하지 뭘하지 하다가 ㅅㅈ과 ㅁㅈ와 나는 내 토토로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금방 맞춘다길래 했는데.....



원래 퍼즐을 쉽게 맞추는 방법은 가장자리부터 맞추는 거라고 들었다. 그런데, 이 퍼즐은 가장자리가 다 하얀색이라 구분을 할 수 가 없었다. 결국 이 퍼즐은 가장자리 빼고 다 맞춘 후 가장자리를 찍어맞췄다. 어쨌든 완성본은 귀여웠다.


PS - 여담이지만 나는 저 우가 준 퍼즐을 어제 1시간이 걸려 맞췄다가 옮기는 과정에서 떨어트렸다...........망함 으앙.





그 다음부턴 술을 마시고 그냥 저냥 사는 얘기 하다가 또 고구마를 튀기고 쪄온 후


원카드와 도둑잡기를 하기 시작했다. 도둑잡기는 역시 말로만 법치주의 사회를 외치며 원칙을 강조하지만 결국 다들 좋은게 좋은거지 라며 편하게 사는 한국인의 자회상에 알맞게, 한판 할때마다 규칙이 바뀌며 그냥 최대한 재미를 추구했다. 

도둑잡기할때 ㅎㅇ이 잠시 어디 간 사이 나머지 인원들이 짜고 벌칙으로 ㅎㅇ를 걸리게 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하며 우리가 멍청한가 게임이 정말 랜덤한건가 토의를 하다가 시작할때 가지고 하는 카드 장수에 따라 승리확률이 변하는지를게임이론까지 언급하며 따지다가 ㅅㅈ의 5/8 발언이 나오고 뭐 역시 우리는 참 이성적-_-이다는 결론을 냈던 듯 하다. 그 와중에 우리는 다시 비빔면을 먹었다.(...........................)


그 다음 원카드를 하다가 운전하느라 지쳐 쓰러진 ㅁㅈ는 꿈나라로 떠나고, 자긴 아깝다면서 남아있는 몇몇은 다시 얘기를 하다가 ㅇㅈ말로는 42기의 최대의 관심사라는 내 얘기를 좀 하고, (우리 기의 관심사는 왜 이리 소박할까..) 하는 김에 내가 좀 너무 숨긴다는 것 + 연애사 얘기는 하다 말았고 +블로그 얘기 + 남의 시선 신경씀 +귀찮네발언파문 등등의 얘기를 하고 ㅇㅈ의 아낌없이 퍼주는 봉 얘기를 하다가 빡ㅅㅈ의 얘기를 하다가 3시가 되어서 잤다. 정확히 말하면 잤다기 보단 우가 자야겠다고 포기하며 남자 숙소로 이동하고, ㅎㅇ이는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고, ㅎㄱ는 죽었다 깨어난 상태여서 남자들은 저 먼 호텔(?)방으로 철수.


그 후에 9시에 ㅎㄱ가 일어난 건 확인했으나 귀찮아서 다시 잤다 깨서 천천히 여자들 방으로 이동후 다시 라면과 만두와 스파게티컵라면과 햇반과 김치와 고구마를 먹고(...)


정말 허례허식, 상징적 제례 의식에 불과한, 철저히 비 실용적인 경매를 하고... 짐을 정리하고 나왔다.


가는 길은 안 막혔다. ㅁㅈ ㅎㅇ은 올때는 3시간 걸렸던 길을 1시간만에 가니 참 기분이 거시기하다고 했었다만, 서울 들어와서 엄청 막혔다. 네비 잘못찍어서 학교 드라이브도 하고) 기름 넣고 차 반납하고 집에왔더니 거진 3-4시.



다시한번 차를 제공해 주신 ㅅㅈ, 운전하신 ㅅㅈ및 ㅁㅈ 및 ㅎㅇ, 그리고 사진을 열심히 찍은 ㅅㅈ 및 ㅎㄱ, 요리를 담당하신 ㅇㅈ및 ㅎㄱ, 여행 준비 실무를 맡아본 ㅇㅈ 선물을 준비해온 우 등등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기장이 여행가냐는 말 부터 사진달라는 말까지 너무 압박을 줬나 싶은 ㅅㅈ에게 다시한번 사과를..


>그렇게 사진주면 기모임 후기를 쓴다고 해 놓은 거 치곤 결과물이 참 맘에 안든다.....필력이 떨어졌나.


5차 졸업여행(?)을 기약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