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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국내

순천 눈폭풍 42기 졸업여행 - 하

2011/02/02 - [여행기] - 순천 눈폭풍 기모임 졸업여행 - 상

에 이어서, 생각보다 엄청 빨리 쓰는 기여행임 하편.

낙안읍성에서 순천역을 찍고 다시 순천만으로 향했다. 
아, 순천만 거의 바로 옆에는 ㅁㅈ님이 전액부담하신 멋진 민박집으로 향했다. 무려 한옥양식이고, 안에 냉장고와 TV도 있어서 내부 시설도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경치가 좋았다! 이 자리를 빌어 42기의 실질적 권력자 김ㅁㅈ님께 감사를!!
근데 사진이 없네 ;; ㅡㅡ
사진기 가져간 ㅎㄱ나 ㅇㅅ이에게 사진을 받고 이 기모임 후기를 썼어야 했나;

어쨌든, 숙소에 간단히 짐만 놓고 다시 순천만으로 향했다.

예고에 간략히 쓴것처럼, 순천만은 일몰이 멋있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일몰/낙조를 보기 위해 낙안읍성을 30여분만에 다 보고 나오는 기염을 토했고, 빠르게 순천만으로 향했다.

근데, 순천만은.. 2011년 1월 1일부터 입장료 2000원을 받고 있었다. 3주만 빨리 올걸... 이라는 왠지 아까운 마음이 있었지만, 돈을 내고 순천만으로 들어갔다.

순천만은, 갈대밭 풍경이 정말 멋졌다 ㅇㅅㅇ

자 이렇게 멋진 광경을 열심히 여유있게 감상하....진 못하고, 해지기 전까지 1시간이 남았다는 사실에 우리는 허겁지겁 빠르게 언덕위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 
물론, 그 와중에 사진은 다 찍고, 새 전문가 ㅎㄱ께서 날아가는 새를 굽어보니 새가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백미터정도 떨어진 새를 대충 보고서도 이 새는 무슨 새다 라고 친절히 설명해 주시는 위엄을 보여주셨다. 대단하더군.

어쨌든, 그렇게 열심히 걸어서, 전망대가 있는 언덕입구로 접어드는데, 왠지 하늘에서 눈이 온다??
일말의 불안감을 안고, 열심히 언덕을 올라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늘에서 폭설이 온다......
눈발이 휘날려서 보이는건 사방에 눈 뿐이요...전망대에 열심히 걸어서 도착했지만, 낙조는 구경도 못하고 순천만 갈대밭에 눈 폭풍이 내리는 것만 실컷 감상하고 왔다ㅏ ㅠㅠ 42기의 기여행은 항상 이렇게 고난의 행군인 것인가;

그래도 그나마 찍힌 사진 2개

이렇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 오는데... 해는 져서 완전 깜깜하지 눈은 정말 블리자드처럼 쏟아지지;; 춥지;; 게다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데 대략 1시간이 걸렸는데, 돌아가려고 보니 정말 막막하더라.

그 눈 폭풍을 뚫고 내려오니 춥고 배고파서 밥집을 찾기로 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니 보이는 메뉴는 오직 짱뚱어탕과 꼬막정식 두 종류뿐.
짱뚱어탕이라면, 옛날 옛적 ㅅㅈ이 생일때 ㅇㅁ이가 강력추천해서 봉천역주변에서 먹었던 남도 포장마차의 그 짱뚱어... 먹기 싫게 생겼던 그 괴 생명체를 넣고 끓인 그것인가... 하며 나와 ㅁㅈ와 ㅎㅇ이와 ㅇㅁ이는 잠시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고, 결국 짱뚱어탕과 꼬막정식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꼬막정식은, 양념꼬막, 생꼬막, 꼬막탕, 꼬막전, 꼬막무침 밥 등이 한 상에 나오는데, 정말 맛있었다. 역시 남도의 꼬막.
그리고, 짱뚱어탕은.. 다행히도 그 때 만큼 충격과 공포를 자아내진 않았다. 심지어, 그 때에 비해 뭔가 귀여워 보였다 ㅡㅡ


이 번에도 꼬막정식만 있지.. 또 짱뚱어탕 사진은 없네;;

어쨌든, 그렇게 잘 먹은 후에도, 슈퍼에 가서 과자와 맥주와 장주모 전용 요구르트 소주 제조세트와 뽀글이용 라면과 기타등등을 무려 6만원어치나 샀다... 정말 우리 잘 먹는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서, 군대에서 쿡 tv가 나온다며, 숙소의 쿡 tv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ㅎㄱ의 능력을 감상했고, 열심히 놀기 시작했고 ㅎㄱ의 군대얘기나 ㅈㅇ이의 유학 합격소식이라든가 ㅇㅁ이의 장교생활기, ㅎㄱ의 앱 다운로드를 위한 계정만들기, 그리고 춘천 기모임추진등의 이러저러한 잡다한 얘기를 하며 군대에서 단련된 뽀글이를 ㅎㄱ가 끓여주는 평안한 기여행 밤이 지속되고 있었는데..

급한 알바때문에 오지 못했던 ㅇㅈ가 9시에 천안에 출발해서 순천에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다. 대단한 열정의 봉사마.
근데, 봉사마는, 자기가 늦게 오니 우리보고 지금부터 자다가 내가 오면 깨어서 열심히 놀라고 빨리 자고 있으라는 문자를 보내셨다 ㅡㅅㅡ 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당당함에 우리는 감탄을 금할 수 없어 입을 다물지 못했고..

그 를 계기로 ㅇㅅ이가 봉사마가 11월 이후로 부족한 2%를 채워져서 완전체가 되었고 근자감이 넘쳐흐른다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 문자는 그 완전체가 된 봉의 당당함을 보여주는 서막에 지나지 않았다...

새벽 1시에 봉사마가 도착하고 나서 우리를 돌아보니, 8명 모두 솔로..........였고 봉사마만 유일한 커플의 위엄을 자랑하고 있었다 ;; 그
래서 우린 이미 할 얘기도 다 해서 없고 무료하고 적적하고 최근에 커플이 된 봉사마의 과거 연애스토리를 캐기 위해 ㅇㅅ이가 'ㅇㅈ 너 요즘 어때? 좋지?' 등의 공격을 시도했으나,
봉사마가 'ㅇㅅ이 너 ㅅㄱㅌ남하고는 잘 되고 있다며?' '3주후면 너도 그럴거야' '안양에서 볼 수 있을거야' 라는 3단콤보 역공격을 가해 그 강력하고 까칠하던 ㅇㅅ이에게 를 격추시켰다 ㅡㅅㅡ

이렇게 봉사마의 과거 연애스토리는 묻히나 싶었는데...

지금까지 기모임때마다 조용했던 누군가가 역공을 가해서 봉사마가 결국 그 모든 연애스토리를 털어놓고
ㅁㅈ님이 그 누군가에게 'ㄱㅈ이가 술자리에서 이렇게 재밌는 사람인진 4년만에 알았다'는 칭찬인데 곰씹을 수록 오묘한 칭찬을 하였던 기억이 난다.

그 후, 3시쯤에 나는 잠들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롱 디스턴스 연애, 정의란 무엇인가 등등에 관해 뭔가 열띤 토론을 하다 잠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열차를 타러 가는데; 우리가 좀 늦게 일어나서 꾸물댔는지 열차시간까진 약 1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순천만에서 순천역까진 약 50분이 걸리는데; 버스가 조금만 늦게 오면 우리는 모두 기차를 놓치는 급박한 상황.
하지만, 순천이 보우하여 버스가 바로 와서, 기차역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고, 아슬아슬하게 기차를 탔다.
끝까지 스릴있는 여행...

이번 여행은 마음이 맞고 편한 사람들끼리 이렇게 재밌게 놀고, 내 마지막 학부 방학을 뜻깊게 장식한 여행이었고요.

기 여행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화 시킨 봉사마와 ㅁㅈ, 군인 신분으로 멀리서 소중한 휴가때 기여행에 온 ㅎㄱ와 우와 ㅇㅁ, 기차예매할때 도움을 많이 준 ㅇㅅ이와 ㅎㅇ, 그리고 열심히 참여해주고 재밌게 놀아준 ㅈㅇ 여러분들 정말 고마웠어요.
다음엔 이번에 함께하지 못한 ㅅㅈ이나 ㅈㅎ이나 ㅅㄱ나 ㅎㄴ도 같이 함께했으면 좋겠고..

그리고, 총무를 맡아 카드깡을 한거 빼곤 여행에 별 도움이 안되었던 한 일 없는 명목상 기장도 수고했고요.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