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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국내

순천 눈폭풍 42기 졸업여행 - 상


2011.1.15 토-일 HHH 42기 졸업여행 Part.2 를 다녀왔다. 근 3주가 지나고서야 뒤늦게 여행기를 끄적거리는 이 당당함(...)

일단, 졸업여행을 2번째...로 간다는 것부터가 범상치 않은 기여행임을 상징하고 있다.
게다가 졸업여행을 가는데, 멤버가 회사원 1명, 대학원생 3명, 학부졸업예정생 2명, 군인 3명.
그냥 기 여행인데, 그냥 놀러간다기는 좀 쑥스럽고 그래서 졸업예정생 2명이 있기에 명칭을 졸업여행이라고 끼워 맞춘 것 같다만, 다 착각일 것이다.
내가 학부졸업예정생이니 나를 위한 졸업여행이겠지 암...

기여행 장소는, 42기중 유일한 회사원 ㅁㅈ님께서 근무하시는 광양 P 제철소 부근의 남쪽지역인 순천으로 결정.

처음엔 더 많았으나, 어찌저찌해서 결국 순천으론 8명이 향하게 되었다. 광양에서 오는 ㅁㅈ, 대구에서 오는 ㅇㅁ, 서울에서 출발하는 나 ㅈㅇ ㅎㅇ ㅇㅅ, 그리고 군 휴가나와 알아서 합류할 ㅎㄱ, 마지막으로 영월에서 합류할 우.

그런데, 서울에서 순천까지는 버스를 타도 4시간 반, 기차를 타면 5시간; 어떻게 갈까 고민을 하다가 순천에 사는 ㅅㅈ가 기차가 더 편할 거라고 해서 서울에서 출발하는 나 ㅎㅇ ㅈㅇ ㅇㅅ4명은, 수원역에서 아침 7시 22분 첫 기차를 타고 순천으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4명의 표를 갖고 있는 내가, 그 전날 이틀 대구 학회(??????)를 다녀와서 매우 피곤한 상태였고, 게다가 잠을 설쳐서 2시쯤에 잠들어서; 과연 내가 늦진 않을까...내가 늦으면 다들 망하는데...라는 걱정. 그래서 그런지, 4시45분에 일어나서 열심히 씻고 무려 밥까지 챙겨먹고 수원역에 무려 6시 40분에 도착했다!! 평상시에 이렇게 부지런떨었다면 내가 평생 지각따윈 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데, 내가 늦으면 안되니 7시까지 도착하라고 했는데 7시까진...한명도 오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 역시... ㅜㅠ
그리고 15일은, 서울이 강추위로 접어드는 날이라( 최저기온이 -15도.) 대합실에서 기다리는데도 너무 추웠다.

그래도, 내가 지각하면 걍 버리고 간다고 문자로 너무 갈군(...지금 생각하니 정 없어 보이긴 하다) 덕택인지 다들 다행히도 7시 10분까지 늦지 않고 도착했고, 우리는 수원에서 기차를 타고 들뜬 마음으로 순천으로 출바알~~했다!

기차를 타는 도중에 일출을 보는건 참 신선한 경험이었고, 옆에 앉은 ㅎㅇ이와 얘기를 나누니 순천까지의 기나긴 여정 5시간 반이 금방 갈거 같.......................긴 개뿔
일출을 보며 나는 상쾌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다. 뭐 3일 연속 기차를 타고 다니니 피곤하긴 했다...

그리고 자다자다 허리가 아퍼서 일어났는데, 아직도 충청도... 무궁화호는 참 천천히도 간다..
그래서 다시 자고 일어났는데, ㅇㅅ이는 나보다 더 열심히 자고 있었다... 대단했다.

그러다 열차 좌석을 옮겨서 4명이 둘러앉아 나름 도란도란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ㅇㅁ이가 공군에서 친히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감상했다.
뭔가 안타까운 느낌이 드는 대한민국 공군 편지지를 펼쳐보니, 갑자기 현란한 색채감각을 자랑하는 3D입체 조형 카드가 튀어나와서 다들 깜짝 놀라며 ㅇㅁ의 능력에 감탄 반, 그리고 정말 할일이 없었나 라는 안타까움 반의 오묘한 감정을 나누고 있는사이,
우리 뒤에 있는 기차칸 문이 열리더니 왠지 익숙한 얼굴과 몸집의 인물이 지나가고 있었다. 왠지 우 같았다. 근데 나 빼고는 아무도 우를 보지 못한 거 같다. 그래서 내가 어어어어어 하다가 혹시나 싶어서 우!~ 라고 불렀더니 그는 우리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부를때까지만 해도 혹시나 했는데, 정말 우가 맞았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그래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우는... 영월에서 조치원까지 기차를 타고 온 후, 다시 조치원에서 순천가는 기차로 갈아탔던 것이다. 그런데... 조치원에서 순천까지는 입석이었다고 ㅠㅠ 그래서 3시간동안 입석상태로 바닥에 앉아 있다가, 식당칸에 갔다가, 다리도 아프고 답답하기도 하고 해서 칸과 칸을 돌아다니는 찰나, 우리를 만난 것이었다. 기모임을 위해 3시간 서서 기차타고온 우에게 경의를...

그렇게 5명이서 왁자지껄 재밌게 떠들고 노는 사이, 화현회 42기의 명성을 들었는지, 친히 순천가는 기차까지 찾아온 모 대학교 동아리사람들이 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마디씩만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놈의 인기란...

순천역에 도착하니 무려 11시 50분. 한국보다 따뜻했다... 아 아니 서울보다 훨씬 따뜻했다. 이래서 남쪽 나라로 가는구나..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은 30분쯤 후엔 사라지게 된다. 순천도 춥구만;; 
여성동지들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핫팩을 장만할 정도였다. 


12시 10분쯤, 버스를 타고 온 ㅁㅈ ㅎㄱ ㅇㅁ이와 순천역에서 합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역 주변에 있는 흥덕 식당에 도착.

남도정식과 남도백반을 각각 4인분씩 시켰다. 남도 음식답게 꼬막 굴 가재미(?) 등등의 정말 많은 음식들이 나왔다.
꼬막이 리필이 한번밖에 안되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양은 상당히 많았다. 역시 남도음식은 양도 많고 맛있다.
뜨뜻하게 배와 몸을 지지고 나니 이제 드디어 남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기모임을 하면 항상 내가 총무가 된다 ㅡㅅㅡ 유일하게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그래서 기모임의 부제는 이총무가 간다! 가 될뻔 했다...만, 뭐 그런 내기를 할 상황이 없어서 흐지부지 되었지.

밥을 먹고, 우리는 낙안읍성으로 향했다. 낙안읍성에 도착한건 대략 2시 40분쯤. 그런데, ㅁㅈ님께서 순천만 일몰을 보려면 좀 빨리빨리 움직여야 할 거라고 해서, 우리는 낙안읍성을 약 30분만에 훑고 지나가는 만행을 저지르게 되었다(...) 그래 42기 여행이라면 이런 급박한 쫓김이 있는 여행이여야지!...

무슨 단체관광 패키지 유명관광지 30분 찍고 오는 마냥, 우리는 30분만에 모래포풍이 부는 성벽위도 올라가고 옥사체험도 하고 단체인증샷도 여러번 찍고 초 강풍이 부는데도 그네도 타고, 그 사이에 엿도 사먹고, 할건 다 했다. 정말 대단하긴 하다.

그래도, 낙안읍성 주변 경치는 정말 좋았다! 내가 왜 디카를 안 가져갔을까 하고 후회하게 만들었다 ㅜㅠ 



이 아래 사진은, 대장금에서 주인공이 다소곳한 포즈를 취한 장소였는데,
내가 다소곳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게 되었다. ㅇㅅ이에게 사진을 받아야 했을 텐데, 사진을 못 받아서 그 다소곳하면서도 정갈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줄 길이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42기가 가장 좋아한 장소는 따로 있었으니... 옥사체험 ㅡㄱ
특히 저 곤장 때리는 걸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 우리 참 정신연령이 순수하다ㅋㅋ 저 곳에서 저렇게 즐거워 하다니.
설정샷도 몇개 찍었는데... 또 사진이 없네 ㅡ;;ㅡ

그리고 정말 강풍이 쏟아지는데도, 우와 ㅎㄱ는 열심히 꿋꿋히 그네를 탔다;; 소리만 들어도 그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근데, 정말 우의 얼굴표정이 훈훈하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쁜 표정이다 ㅇㅅㅇ
42기 정말 아무거나 던져주면 정말 재밌게 다 논다.


이렇게 정말 30분만에 초스피드로 우다다다다다ㅏ 낙안읍성 관람을 마치고, 성벽위에서 단체 인증샷도 찍...었는데 또 사진이 없다 ㅜㅠ 어쨌든 그렇게 버스를 타고 순천만으로 향했다.

근데, 너무 길다 ㅡㄱ 역시 무계획으로 개요따위 짜지 않고 마구 다다다다ㅏ 쓰다 보니 양만 무진장 길어지는 쓸데없는 포스팅이 ㅠㅜ

시간관계상 여기서 일단 끊겠습니다.


아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다음화 예고!

해지기 1시간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순천만, 하지만 전망대까지는 대략 4-6km, 과연 42기는 일몰전까지 전망대에 도착해 순천만에서 일몰을 볼 수 있었을 것인가?
그리고, 짱뚱어탕의 비밀은?
마지막으로... 평화로운 42기 숙소에 새벽 1시에 난입한 그(녀)의 정체는? 
그리고 드디어 밝혀지는 그(녀)의 러브 스토리! 

언제 계속될지 모르는, 다음 화를 기대해 주세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