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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유럽여행(2010.8.11-26)

3일째. 포로로마노-바티칸 쿠폴라-커피들-수도교-콜로세움 야경

그 전날 좀 무리를 했는지, 늦게 일어났다. (8시 반..)

천천히 밥을 먹고 천천히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숙소와 콜로세움이 15분 거리라 해서 천천히 걸어가서 콜로세움 앞에 도착한 것이 10시.


근데......... 줄이 엄청나게 길다............이럴줄 알았으면 일찍 일어나서 콜로세움에 가 있을걸 하는 후회가 물밀듯이 밀여왔다.1시간동안 줄서서 겨우 콜로세움에 들어갔다; 역시 유명관광지는 빨리 일어나서 빨리 돌아보는게 시간을 아끼는 진리인가. 


콜로세움. 영화와 미드등에서 지겹도록 봤지만, 그래서 기대감이 가득했었는데...


너무 지나친 기대는 더 큰 실망을 부른다더니; 첫 인상은 생각보다 별게 없었다; 

물론 글래이에이터의 화려함이 눈앞에 펼쳐질 거라고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고대 검투사들이 뛰놀던...아니 피튀기게 싸우던 현장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그냥 한국 야구구장? 정도의 크기네? 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고대, 기원전에 저런 시설을 만든 것은 대단하긴 하나, 이름값에 비해, 그리고 내 1시간에 비해선 조금 아까웠다는 것이 콜로세움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콜로세움도 찬찬히 들여다 보니 그렇게 실망스러웠던 건물만은 아니었다. 위층에 올라가서 고대 로마인들이 여기서 검투경기를 봤겠지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고 하다보니 고대시대에 5만명이상을 수용할 경기장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라는 걸 깨달았고, 현재의 그래픽에 의존한 콜로세움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현실감이 느껴지는 유적지였다. 

하지만, 사람도 처음엔 별로인거 같은데 얘기해보면 볼 수록 괜찮은 사람이 있기도 하는 것과 같은 느낌.


근데 위층에서 보면 잘 보였을까?? 난 올라가보니 잘 안보일거 같던데; 예전엔 망원경도 없었을 텐데 


좀 더 찬찬히 살펴보니 바닥 밑의 수많은 기둥을 보며,검투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공간이 참 많았구나. 연극무대와 어쩌면 비슷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 때의 로마시민에게는 이것도 하나의 연극이었을 테니까.


그리고 여기저기 카톨릭 순교자를 위한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확실히 카톨릭 국가라니까. 어쨌든, 그렇게 기다린 시간의 반정도만 관광에 소비한 후 콜로세움을 나왔다.그런데, 확실히 콜로세움이 크긴 컸다.



다음으로 콘스탄티누스의 개선문. 콜로세움 바로 옆에있다.사실 이건 기존 로마 유적에서 떼온 조각들로 새로 장식한 복원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팔라티노 언덕. 포로 로마노.


이곳은 실제 공화정시절부터 로마인들이 실제로 살아가던 터전이며, 로마의 가장 번화한 거리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종로? 강남? 명동? 어쨌든 도심지역이었으며, 많은 공공시설, 신전등이 집중되어 있었던 곳이다. 



이 곳은 정말 취향에 따라 호오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유적지로, 별로 역사에 관심없으면 그냥 돌더미가 가득한 폐허의 유적지구나. 정도로 끝날 수 있지만, 고대 로마를 조금이라도 좋아했다면... 아 내가 이 도시를 실제로 걷고 있구나! 라는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져 허우적 댈 수 있는 곳이다. 

아, 그리고 공부를 하고 가면 갈 수록 많은 것이 보이는 곳이다. 나도 나름 로마 역사는 잘 안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이 포로로마노를 보는데 필요한 지식은 거의 없었다...


경기장 터. 이렇게 널브러진 대리석이 이곳이 고대 유적지라는 느낌을 준다.







를 지나면, .이 곳을 지나면, 황제들의 터, 별궁, 로물루스 궁전(이라 주장하는) 등등의 많은 역사적 유적지가 나오며, 언덕위에서는 포로로마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로물루스의 신전과, 안토니우스 - 파우스티나 신전


사트루누스의 신전. 


세베루스 황제 개선문과, 베스타 신전의 터














포로 로마노를 나오고 나서, 여행 책자에 나온 유명한 성당이 지도로 보니 포로로마노 부근이길래 그 곳을 가려고 걸어갔는데... 가다가 지도를 다시 보니 이름이 미묘하게 다른 것이었다 -_- 

그래서 그냥 길가에서 피자 조각을 팔길래 그걸 사서 먹고,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어제 베드로 대 성당을 들렸으면서도 쿠폴라(꼭대기의 돔)을 올라가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다시 바티칸 으로 향했다.  지하철 역에서 내리는데 왠지 날씨가 꾸물꾸물...하지만, 그래도 젤라또는 먹어야 겠다 싶어서 어제 들렸던 올드 브릿지 젤라또 점으로 갔다. 라즈베리요구르트랑 파스타치오랑 초코맛 세종류를 컵에 시켜서 나오는데, 꾸물꾸물하던 하늘에서는 결국 비가 오기 시작했다. 우산,우비도 없는건 둘째치고 방금 막 산 젤라또에 비가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젤라또는 맛있어서 눈물젖은...아니 빗물 젖은 젤라또를 쳐묵쳐묵했다. (로마 공기는 깨끗했나보다..빗물먹고서도 배탈 안났으니.) 


비를 맞으며 베드로 광장에 도착. 비가 와서 그런지.. 줄이 어제의 1/3으로 줄어있었다. 기다리다 보니..비가 안와!!!이게 바로 필요할 때를 위한 작은 행운! 교황의 은총인건가 라며 감사했다. 어제에 비해 훨씬 빠른 시간안에 줄이 줄었고, 다시 금속탐지기를 거쳐 소지품검사와 복장검사를 마치고 성당으로 입장.(아 그때 말 안한거 같은데 베드로 성당에 입장할땐 칼등 위험품 소지 불가, 게다가 짧은 바지, 나시 등 과다한 노출복장이면 입장 불가이다. 그래서 복장검사와 소지품 검사를 한다.)


베드로 성당에서 쿠폴라로 가는 곳이 어딘지 몰라 좀 헤메다 직원한테 물어봐서... 겨우 찾고 줄을 서려 하는데..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1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쿠폴라 입장권을 사고 쿠폴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런데, 쿠폴라 계단 551개(...)게다가 덥고 습하며 힘드니 노약자/심장질환자/고혈압자는 극도로 조심하거나 입장을 삼가해 달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별거 아니겠지 (그때는)23의 건장한 청년에게 551개 정도의 계단은 별거 아닐꺼야 하며 호기롭게 걸어 올라갔다.


처음엔 쉽네?? 신나서 열심히 반쯤 뛰며 올라갔다.지나갈때 한 외국인이 "that guy is speedy blahblah 하는 소리를 들었다. 중간에서 본 베드로 성당.. 아 정말 크구나 하는걸 다시 실감.위는 돔인데... 이 위칭에서도 옥상까지 가는데 한참 걸었다...처음엔 완만했던 계단이.. 나중엔 한명 지나가기도 좁고 가파르게 변했다. 게다가 8월 중순의 밀폐된 공간은 엄청 덥고 습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까지. 가끔 사람이 실신하기도 한다는데 그럴만 하다.


하지만, 이 고생을 하며 올라온 쿠폴라에서 바라본 경치는 정말 좋았다.



올라온 가치가 있었음 ㅋㅋ 처음보는 로마의전경은 좋았습니다.근데 확실히 고층 빌딩이 없어서 그런지 아기자기했고, 생각보다는 조금 통일성도 없고 약간 아쉬웠음. 90점 정도?





그리고 여행와서느낀 건데 하늘이 정말 새파랗게 맑고 보기가 좋았다. 구름도 예쁘고. 그래서 이후론 하늘을 자주 바라보곤 했다.


다시 내려와서, 어제 제대로 못 봤던 베드로 성당을 다시 간략히 구경한 후 버스를 타고 다시 판테온으로 향했다.

다시 판테온을 들린 목적은 커피. 어제 말한 라 타짜도로에서 오늘은 에스프레소를 호기롭게 주문했다. 옆 외국인을 봤더니, 설탕을 타서 휙휙 젓고 원샷하길래. 난 그냥 원액을 마셔봐야지 하고 한 모금 마셨는데... 쓰다... 한약을 마시는 느낌. 그래서 저 사람처럼 설탕넣으면 괜찮나? 해서 나도 똑같이 설탕을 타서 휙휙젓고 원샷을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썼따. 남자가 에스프레소를 마실때가 되면 성숙해 진 거라고 하던데,   난 아직 에스프레소는 안되겠어;;


그렇게 판테온을 지나 트레비 분수. 여길 다시 들른 이유는, 어제는 동전을 던지지 않고 갔길래, 한번 동전 던지는 인증샷은 찍어야 하지 않겠나 해서. 한국인이 다녀온 흔적을 남기려고 (돈 아끼려고) 한국돈 100원 짜리도 준비해 갔다. 알뜰하군. 지나가던 한국인 사진을 찍어주고, 나도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찍었는데... 표정이 이건 비장한 각오를 하고 동전을 던지는 거 같아서 생ㅋ략ㅋ 쨌든, 동전 두번 던졌다ㅋㅋㅋ 두번은 더 로마에 오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오래된 전통있다는 카페 그라코를 방문. (트레비 분수에서 스페인 광장으로 가는 쪽에 있다.)


전통있어서 그런가 카푸치노를 서서 먹는데도 1.5유로. 조금 비싼 편이었다. 만, 한국보단 훨씬 싸다. 개인적으론 라 타짜도로의 카푸치노가 더 좋았던거 같다. 


그리고 외각지역에 있는 아피아 수도교로. 근데 역에서 내렸는데도 수도교가 안보여서 다시 동네주민에게 물어물어 한참을 걸어갔다. 수도교는 공원에 있다. 저녁이라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고 아늑하고...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들이 사는 공원 냄새가 드디어 났다. 좀 공원 깊숙히 들어가보니 수도교 유적들이 있고, 석양이 지고 있어서 아 완전 멋있다!! 하면서 막 사진을 찍었는데... 찍고 나서 보니 생각보다 별로였다. 석양을 찍으면 수도교 유적이 어둡게 나와서 폼이 안난다. 아니 카메라가 싼 거였어서 그랬나.


그리고 저녁엔 어제 만났던 형과 오늘 다시 스페인 계단에서 만나기로 해서 다시 스페인 광장으로 갔다. 여행책자엔 스페인 계단에서 약속잡으면 바보라고 찾기 힘들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을 잘 찾을 수 있었다. 

스페인 계단의 야경은... 생각보단 그저 그랬다. 낮과 큰 차이가 없었음. 사진을 좀 찍고, 배고파서 주변 맛집이라는 zio ciro 라는 피자집으로 갔다. 맛있었다!!! 드디어 짜지 않으면서도 맛이 좋은 피자를 찾았어!!! 옆의 독일인아저씨(+러시안 부인)와 막 얘기를 하면서, 맛있게 피자를 먹고 나왔더니 벌써 9시반. 그래서 콜로세움 야경을 찍으러 갔다. 


거기서 그 형이 자기는 내일 떠난다고 어제 샀던 10유로 삼각대를 나에게 주었다!! 고마웠다 ㅇㅅㅇ 야경찍을때 큰 도움이 될 듯?? 게다가 그 형이 내 사진도 막 찍어주고 메일로 보내준다고 했는데.. 아직 메일이 안왔다.(그리고 2년뒤의 지금까지 메일이 오지 않았다...)

그 형은 사진좀 오래 찍어본 사람답게 iso가 어떠고 노출시간이 어떠고 하면서 이것저것 알려줬는데. 그때의 내 카메라로는 별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ㅡㅅㅡ


어쨌든 그렇게 로마의 3일째 밤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