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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프랑스 (2006-파리) (2013 - 파리, 그리고 남부)

파리 3일째 - 몽마르트 언덕, 마레지구, 퐁피두 센터.

셋째날. 일행이 느리적거다가 면도칼에 손을 베였는데 그게 정말 엄청나게 베여서 손가락이 푹 파였다. 그래서 거진 1시간넘게 지혈한다고 하면서 소독할까 병원을 갈까 고생고생하다가 뒤늦게 집을 나섰다. 뭐 어쨌든 그렇게 천천히 나와서 간 곳은 몽마르뜨 언덕. 근데 일행이 또 야바위에 정신이 팔리더니 내가 안하는게 좋지 않을까 했는데도 하더니 자기 돈을 잃었다… 꽤 큰 돈을 잃었다 -_- 어쨌든 야바위 절대 하지 말자. 야바위의 특징은 되게 허접해서 정답(?)이 우리 같은 민간인…아니 호갱님의 눈에 보이도록 여러 번 반복한다. 그러다 가끔 누군가가 돈을 따가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데 그게 다 바람잡이 같다. 그래서 호갱님이 돈을 걸려고 하면 뭐 돈이 모자라다느니 더 베팅하라느니 하면서 정신없게 말을 하며 그 사이에 몰래 정답을 바꾼다… 그래서 결국 호갱은 돈을 잃는 그런 구조. 절대 눈에 보인다고 방심하지 말자. 뭐 나도 일행이 당하고 나서 한번 더 보고서야 알아챘다.절대 하지 말자.

 

어쨌든 그런 해프닝이 있은 상태로 몽마르뜨 언덕에 올라갔는데, 그 날은 정말 날씨가 좋고 하늘이 맑고 푸르고 거의 구름 한점 없고 따뜻하고 햇빛이 가득한 좋은 날이었다. 괜히 어제 쌀쌀한 날씨에 낚여서 긴팔 입고온 바보 둘만 고생하는 그런 상황.. 어쨌든 그 유명한 팔찌 흑형단을 잘 피해서 그 유명한 사크레 쾨르 성당에 도달했다. 성당은 역시나 아름다웠다. 비잔틴 - 로마네스크 양식이 인상적이었다. 근데 알고 보니 1800년대에 지었었다는 것이 함정...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풀밭에 드러누워 있고, 한 할아버지는 하프연주를 하고 있는, 평화로운 장면이었다. 그런데, 2006년에도 똑 같은 할아버지가 하프 연주를 하고 있는 사진을 발견해서 참 신기하기도 하고 세월은 지나도 장소는 영원한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7년만에 와서 다 까먹는거 보면 기억력이 별로인가 여행무용론(?)도 떠오르고 혹은 그 할아버지도 예술인인지 직장인인지 모르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나중에 파리에 와도 이 할아버지가 계속 하프연주를 하고 있으려나?2013년 (왼쪽) 과 2006년 (오른쪽) 같은 모습인데 여자분이 추가된 것만 다르다..


사크레 쾨르 성당에 들어갔더니, 일요일 12시 즈음이어서 그런가 미사를 보고 있었다. 그래서 내부 사진은 못 찍고 구석구석 구경은 못했지만, 그래도 미사의 일부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한 신을 믿는다면 카톨릭을 택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로써는 파이프 오르간과 합창단의 합창이 어우러진 미사는 정말 경건함을 불러일으킨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 이래봤자 지난 런던 여행때 정도이지만 – 여행중에 대 성당에서 기회가 된다면 미사를 보고 있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큰 성당에서 경건한 합창단과 파이프 오르간을 들으면 신앙심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거 같다. 하긴 이 감정은 정확히 말하면 신앙심이라기 보다는 미술과 음악을 사랑하는 감정에 가깝겠지만. 2006년 사진으로 내부 사진은 대체할까 했었는데... 그때도 사진을 안 찍었다는게 함정 -_-

 

몽마르뜨 언덕을 내려와서, 언덕에서 사진을 찍고… 원래는 화가들이 있는 거리로 가려 했는데, 야바위에 당한 멘붕을 치료하지 못한 일행 + 아무 준비안해온 나의 콤보에 의해 그냥 올라왔던 길로 바로 내려와 버렸다 -_- 어쨌든 2006년 사진에 따르면 이렇게 길거리에서 화가들이 그림을 그려주고 한다. 뭐 비밀이지만 우리 연구실 사람중 한명은 여기서 썸녀의 사진을 가져가서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한 다음 프로포즈 했었다는 것이 함........정인데 금방 헤어졌다.

그래도 길가에서 벼룩시장을 하고 있는 모습은 볼 수있었다. 정말 외국사람들은 자기가 쓰던 다양하고 유서깊어(보이는) 물건들, 오래된 옷 들을 길가에서 팔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퐁피두 센터로 향하다가, 퐁피두 센터에 거의 다 왔는데 일행이 점심은 굳이 Paul 이란 빵집(요즘 한국에도 들어온 유명 체인점이다.) 을 한번 들려보자고 해서 일행의 네비에 보이는 Paul 로 갔는데 – 그냥 식당이었다.. 그래서 또 한참 헤매다가 결국 시떼 섬을 퐁피두 다리를 통해 건너 어제 갔었던 생 미셸 광장까지 가서야 Paul 을 찾을 수 있었다… 뭐 그냥 똑 같은 바게트 점이였다..만, 한국보단 좀 싸다고 한다.

어쨌든 하도 걸어서 피곤해서 거기서 앉아서 좀 쉬고, 생 미셸 광장 주변에 싼 먹자골목이 있다길래 한번 쭉 둘러봤는데 별로 특별한 건 없었다. 뭐 그래도 퐁피두 센터 부근에서 세느강을 따라가다가 퐁피두 다리를 건너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는 것은 맘에 들었다. 물론 좀 많이 걸어서; 일행은 피곤하다고 했다. 

차례로 퐁피두 다리 - 세느강변의 중고서적 가게 - 퐁피두 다리에서 바라본 예술가의 다리이다.


생 마셸 광장에서 바로 버스를 타고 마레지구로 향했다. 마레지구는 예술가들이 많은 지구고 그래서 싼 가격의 상점과 음식점이 많으며 한국의 홍대거리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고 팟캐스트에서 봤던 기억이 나서 가 봤는데…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상점많고 음식점과 카페가 있는 도심지. 뭐 그래도 빅토르 위고가 살던 곳, 보쥬 광장, 등의 소소한 볼 거리들이 있다.



거기서 거리가 가까워 보이길래 그냥 퐁피두 센터까지 걸어가기로 했고, 어제 가이드가 퐁피두 센터 내부는 유료지만 꼭대기에 있는 카페에 간다고 하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보이는 파리 시내 풍경은 눈높이와 건물 옥상들이 가까워서 아늑하고 편안한 전망을 제공한다길래 올라갔다.

 

퐁피두 센터는 모든 배관을 밖으로 내어놓은 신기한 외관이 눈에 띄며 그 외에도 내부엔 수많은 예술작품과 전시회가 있다…고 하지만 주로 현대미술이고 나나 일행이나 현대미술엔 큰 관심이 없어서 그냥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사실 카페도 가격만 적당하면 들어가 볼까 했다. 가이드가 식당은 전망도 좋고 남녀 직원도 엄청 예쁘고 크고 잘생기고 몸매가 좋다고 완벽한데 가격이 비싸다고 했고 주로 저녁엔 커플들이 데이트 및 연애 – 혹은 프로포즈 하기에 좋은 곳인데… 가격이 비싸다고 하더니 역시 비싸더라. 음료나 디저트도 거진 7-10유로.. 그냥 카페는 밖에서 한번 보고 화장실만 갔다가 내려오려고 했는데, 로비에 쇼파가 있는데 그 쇼파는 와이파이도되고 푹신하고 실내라 시원해서 지친 몸을 좀 쉬다 갔다.. 좀 불쌍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에스컬레이터 - 퐁피두 센터 내부 모습

 퐁피두 센터 최고층 (이래봤자 4층) 에서 내려다본 파리 시내. 건물 꼭대기들과 시야가 거의 일직선인게 참 독특한 광경이었다.  






왠만하면 오늘건 다 한번에 적으려 했는데 - 사실 워드로 작성해서 텍스트만 초안으로 올릴땐 아 분량 조절이 잘 되는구나 싶어서 한번에 올리고 있었는데...사진들을 추가하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