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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위대한 개츠비

주말에 본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내가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오는 느낌과 너무 다른거 같아 책을 다시 읽어봤다. 


사실 처음에 책으로 봤을때는 그냥 그저 그랬던 책이었고,한국에서는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작가 하루키가 너무 칭찬을 해놔서 과대평가된거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데 책 내용들이 기억이 안났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론 더 재밌게 보긴 했다.. 특히 차 사고의 진실이라든가 개츠비의 진정한 정체라든가..)


쨌든, 다시 책을 읽고 나서 영화를 생각해보니 영화는 액자식 구성만 제외하면, 오히려 지나치게 책을 그대로 옮겼었다. 특히 대사를 그대로 따오는 것이며 스토리 라인등등 영화는 책을 충실히 재현했었다. 


그런데도 느껴지는 이질감의 원인은...영화는 책에 비해 지나치게 화려했고 감각적이었으며 과장적이며 비현실적이었다.


 특히 지나치게 거대하고 화려하며 북적대다 못해 사람으로 가득찬 파티 장면에서 현대 클럽과 같은 춤과 음악, 그 집에 울려퍼지는 현대 클럽 음악과 같은 배경음악... 개츠비가 데이지를 위해 닉의 집을 꽃으로 장식하는 장면의 화려함, 데이지가 처음 개츠비집에 온 후 울려퍼지는 파이프 오르간에서의 (클럽?)음악과 개츠비가 수많은 원색 옷을 던지는 장면, 그리고 흰색 커튼이 나부끼는 장면에서 처음 보여지는 데이지와 베이커의 모습,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모든걸 요약하는 한 장면은 책에서도 나온, 개츠비의 첫 등장 장면. 닉에게 인생에서 세네번 보기 힘든 보기 드문 모든걸 이해하고 호감을 표현하는 미소를 짓는 장면, 거기서 폭죽이 터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왜 굳이 그 장면에서 폭죽을 터트려야 했을까. 


그래도 그 화려함과 과장됨 모든걸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너무나도 매력적이라는 것. 처음으로 개츠비가 나오는 장면에서 디카프리오의 미소를 보고나서부터는 아무리 과거에 집착하며 호구짓을 하고 있더라도, 만 건너의 초록불만 바라보며 손을 뻗어보는 그를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 싶다.


그리고 그 지나친 화려함이 나중의 개츠비의 쓸쓸함과 허망함과 대비되기도 하는데...그래도 조금 지나치지 않았나싶다.


그리고 영화에서 계속 나온 만 반대편의 초록빛 불, 그리고 그것을 향해 개츠비가 뻗는 손. 특히 마지막에 개츠비가 쓰러지면서 초록빛 불이 손에서 멀어지는 장면만은 참 좋은 것 같다. 아 그리고 과장되긴 했지만 머튼 부인이 차에 치일때 바라보는 광고판의 두 눈도 인상적이긴 했다.


아 한가지 더 좋은 건 마지막 대사였다. 


등장배우에 관해 얘기하자면... 데이지는 안 예쁘다 싶었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깝다 싶었는데 회상씬의 긴머리때는 그나마 예뻤다. 영화 내내 닉이 나올때마다 자꾸 스파이더 맨이 생각나서 집중을 방해한 건 함정.


그리고 개츠비란 캐릭터는 매력적인 것 같다. 물론 엄청나게 불쌍할 지경의 호구이긴 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이미 지나간 인연을 지나치게 이상화했던 것은 별로지만, 좋게 보자면 완전하고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로맨티스트이자 이상주의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에서 개츠비를 그렇게 칭찬했나 보다. - 뭐 내가 하루키가 싫다는건 제쳐놓자 - 


데이지는...뭐 전형적인 여자인거 같다.. 객관적으로 보면 짜증나지만, 그녀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만하지 않나 싶고. 


아 뻘소리인데 울프먼이 월드시리즈를 조작한 사람이라는 설명이 나오자  실제로 월드시리즈 조작에 관여한 인물인 아놀드 로스스타인을 떠올리며 20년대 금주령시기의 갱스터들을 다룬 보드워크 엠파이어 미드가 떠오른거 보면 미드 덕후는 덕후인가 보다(...)



세줄 요약 


영화자체는 너무 요란하고 화려하며 감각적이라 - 특히 원작을 감명깊게 본 사람에겐 - 별로지만 영화로 보기엔 괜찮은 영화이다. (3.5/5)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정말 매력적인 남자배우이다. 

위대한 개츠비 책은 그렇게까지 극찬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충분히 좋은 명작선에 들만 하고 특히 개츠비란 인물은 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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