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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영국-이스탄불(2011.2.3-13)

이스탄불 여행기 7 - 돌마바흐체 궁전, 아다나 케밥

이스탄불 여행기 6 - 사기꾼 -_- 식사, 술탄 아흐멧 거리 야경.

에 이은, 이스탄불의 둘째 날. 

호스텔 아침식사는 다시한번 말하지만, 만족스러웠다. 터키 요구르트와 여러 종류의!! 빵과 우유와 챠이(차)와 쥬스와 무려 과일들이 나오는 푸짐한 아침식단이었다. 사진이 없네 쩝.

9시에 출발해, 트램을 타고 가다가 종점에서 내린후 약 10분쯤 걸어가면 돌마바흐체 궁전앞에 도착한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19세기중반에 술탄이 유럽 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궁전으로, 보스포로스 해협가에 지어진 아름다운 궁전이다. 현대 터키의 아버지인 대통령 아타튀르크(아타투르크)의 집무실로도 사용되었으나, 그가 집무실에서 죽은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더이상 집무실로 사용하지 않는다. 궁전 내의 시계가 9:05분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그건 그가 죽은 시간을 기념하는 의미로 고정시킨 거라고 한다. 
(참고로, 터키의 아버지인 아타튀르크는 정말 터키인들에게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었다. 이스탄불공항 이름도 그의 이름을 딴 것이고, 그 외에도 여러곳에서 그를 기리는 기념품, 광장, 그의 이름을 딴 장소들이 많았다. 좋은 아버지를 둔 터키가 우리나라의 초대 대통령에 대비되어 조금 부러웠었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정말 바로 앞이 바닷가이고, 유럽식 대리석과 벽돌로 지어져서 정말 아름다웠다. 특히, 정원등에서 바라보는 푸른 바다와, 바닷바람은 정말 좋았다.



조금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너무 유럽식 건물이고 서부유럽식이었다는 것...이지만, 생각해 보면 이스탄불은 어쨌든 유럽에 접해있었으니 그렇게 이상하게 여길 필요는 없군.

정문을 통해 들어서니 조그마한(?) 정원이 보였고, 그 뒤에는 술탄이 살던 궁전이 있었다.


정원이 눈이 쌓여 있어서 예뻤다.


이 돌마바흐체 궁전은.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가 있다. 터키어/영어 가이드가 번갈아 가며 15분에 한번씩 입장이 가능하다. 그렇게 가이드를 따라 들어갔는데, 가이드가 설명하는 톤이 대체로 사무적이고 뭔가 귀찮은 느낌..
그리고 가이드 투어의 목적이, 지식을 알려주는 목적보다는 관람을 통제하는 목적이 더 큰 것 같았다..

영국의 국회의사당 가이드, 런던탑 가이드의 완전 열정넘치고 자세한 설명을 보고 터키를 와서 그런가...좀 실망이었다. 영국은, 오디오가이드 조차도 이건 가치가 넘쳐흐른다는 느낌이 확확 왔었는데 (옥스퍼드의 인류학 박물관, 세인트 폴 대성당등에서 아이팟을 이용한 가이드는 정말 최고였는데... 소피아 대성당 오디오 가이드에 이어 또 다시 실망을 -_-)

어쨌든, 가이드를 따라 투어를 계속했는데, 1800년도에 지어져서 그런지 정말 화려함이 차원을 다르게 했다.. 유리로 이루어진 계단과 모피, 대리석으로 장식된 각 방들, 그리고 수많은 모피/카페트가 아름답게 깔려있었다..만, 사진 촬영을 엄격히 금지해서 사진은 없다. 근데, 술탄의 궁전답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
무엇보다도 압권은, 빅토리아 여왕이 선물한 4.5톤의 크리스탈 샹들리에 이다...
그 샹들리에를 단 한개의 중심축으로 고정하고 있고, 그 축을 중심으로 수십수백개의 가지처럼 뻗은 촛불들이 매달려  있는 건 정말 신기하면서 아름답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공대생이라 그런지 어찌 저걸 매달았으며, 한 축에 쏠리는 힘이 어떻게 분산되어 지탱하고있는지가 참 궁금했다 -_-)

동시에, 오스만 제국의 쇠퇴기에 저런 화려한 궁전을 지었다는 걸 생각하면 좀 안타깝기도 하고..
그리고 너무 유럽의 궁전과 유사해서 (특히 베르사유나 쉔부른 왕궁...) 터키 고유의 궁전을 기대하고 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는 곳이지만, 터키 고유의 궁전을 감상할 수 있는 톱카즈 궁전이 있으니 또 그건 괜찮은 것 같다.

술탄의 궁전을 나오고 나면, 하렘으로 갈 수 있다. 물론 이 곳도 가이드 투어에 따라서 이동해야 하는 곳.
하렘은... 남자의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란 말과 여자들만 산다는 것 때문에 많은 오해를 사게 된 장소.
영화, 만화, 몇몇 소설, 특히 인터넷등등에서 다들 그렇고 저렇고 어찌저찌하는 그런 신비스러우면서도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곳의 상징으로 쓰여서, 뭔가 신기하면서도 두근두근(?)대는 장소가 아니겠는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냥 여자들이 사는 궁전이다. 뭐 딱히 그렇게 기대할 필요는 없다. 괜히 갔다가 실망하지 말길... 모후가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기억하고 모후가 가장 중심에 위치한다는 것만 기억하면 하렘의 구조는 이해하기 쉽다. 모후가 중심이고 그 주변에 왕의 후궁(정실과 첩의 구분이 딱히 없다고 기억한다,) 들이 사는 곳이다.

술탄의 궁전에 비해선 그렇게 화려하진 않지만, 여자들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섬세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하렘을 나오고 나면 유리파빌리온(여름별장?) 을 들어갈 수 있다. 조그마한 건물이며 이 곳도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 유리 정원은 모든 장식이 유리로 되어 있으며, 출입구를 제외한 삼면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만, 그렇게 좋은 풍경이 보이진 않는다. 차라리 바닷가에 접한 담벼락 부근이 더 풍경이 좋다) 


아, 새를 키우는 곳도 있는데, 공작, 닭, 꿩(?) 등이 흙밭을 돌아다닌다. 공작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처음인듯. 


정문을 나오면 바닷가에 담장이 없어서 보소포로스 해협을 잘 볼 수 있고, 좀 멀리에는 하기아 소피아와 톱카즈 궁전, 블루모스크가 저 멀리에 보인다.

돌마바흐체 관광은 (기다리는 시간 합해서 ) 약 1.5-2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참고하시길.

그리고, 루멜리 히사르로 가기 위하여 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려고 조금 걷기 시작했었는데...... 버스정류장을 하나 지나쳤었는지, 한참을 걸어도 버스 정류장이 나오지 않는다 -_-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배가 고파서 근처의 케밥집을 들어갔다. 아다나 케밥집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관광지와 꽤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현지인들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터키 커피를 먹었는데, 좀 신기하고 약간 텁텁하면서도 묘한 맛이 났다. 설탕이 좀 많이 쳐져 있었던게 약간 아쉬웠고, 달콥쌉사름한 맛이 났다.

여기까지 쓰는데 지치고 시간도 늦어서... 다음 편에 루멜리 히사르 얘기를 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