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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Movies

7번방의 선물.

7번방의 선물.


자꾸 7번가의 기적과 헷갈려서 이름을 실수로 잘못 적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이게 대체 어떤 영화인지도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보러 갔다. 이게 코미디인지 멜로인지 폭력물인지 스릴러인지 다큐멘터리인지도 모른 상태... 게다가 폰 바꾸다가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걸려 영화늦지 않게 헐레벌떡 뛰어갔다.


근데 가서 팜플렛을 보니 내가 싫어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영화가 아닌가 -_- 딱봐도 정신적 능력이 모자란 장애인과 그 딸, 그리고 억울한 사회현상과 말도 안되는 교도소에 아이가 들어간다는 그 구성까지. 


억지 신파(주로 사용되는 소재 : 장애인혹은 하층민, 어린아이, 가족, 그리고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피상적 비난) 로 감동을 쥐어짜려는 영화를 가장 싫어하고, 그 다음으로 싫어하는게 중간까진 웃기고 재밌는 개그코드를 넣었다가 갑자기 중후반부에 뜬금없이 장르가 바뀌어서 감정샘을 때리면서 자극하는 영화들을 싫어하는데, 이 영화는 이 모든 요소를 갖춘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 20분간은 역시...그런 영화네. 라고 생각하며 보고 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영화에 빠져 피식대다가 몇몇 장면에서 눈물을 글썽글썽 거리며 우는 자신을 발견했다. 

처음에 이 영화보고  '가끔은 양념이 과해도 맛있는 음식이 있듯이 가끔씩 신파가 과해도 감동적인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아무리 다시 봐도 영화의 구성도 맘에 안들고, 특히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하는 구성은 왜 했는지 모르겠고,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박신혜가 울면서 호소하는 장면은 정말 억지스럽고 오히려 잔잔한 감동을 깨부순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훌쩍거리고 슬퍼하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다. 진부하고, 지겹고, 당연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감정에 호소하기엔 좋은 영화였던거 같다. (비슷한 소재의 지적장애인과 아버지-딸 가족애 들 다루는 I am Sam 정도의 자연스러움을 바라는건 너무 과도한 바람이려나...)


그리고, 이렇게 영화가 뻔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으로 볼 수 있었던 원인은, 배우 류승룡에게 모든 공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연기를 정말 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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