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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dem's 생각들/Monolog

잃어버린 시계. 시간.

시계를 잃어버렸다. 생각해보니 거진 만 5년을 함께했던 시계이다.

대학교 1학년때 , 인생 처음으로 한국을 떠나는 공항 면세점에서 샀던 스와치 시계.
그때 산 이후로 6년내내 밖에 나갈때마다 내 왼팔을 채워줬던 시계이다.
하루하루 습관적으로 아침에 나갈때마다 아무 이유없이 시계를 꼭 차고 다녔지.

비싸거나 멋있는 시계도 아니었고, 평범한 메탈시계였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는 핸드폰도 있어서 시계가 딱히 필요하지 않은데도 아무 이유없이 시계를 차고 다녔다.

시간을 볼때도 왼손 시계를 보는게 아니라 핸드폰을 꺼내는등, 팔에 시계가 있다는것도 자각하지 못하던 시간이 더많은채로 5년을 지나보냈다.

가끔 엎드려 잘때 시계때문에 팔에 자국이 남기도 하고, 피가 안통하기도 했을때 정도나 겨우 시계가 있었다는 걸 깨달았지.




그런데 갑자기 시계가 없어졌다.

매일 내 왼쪽팔에 채워져 있던 시계가 없으니 왼쪽 팔이 너무나 허전하고 가볍고..힘도 안들어가는 느낌이다.
사실 왼쪽팔과 오른쪽 팔의 균형도 맞지 않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_+ 이건 좀 오버같은데;;

어쨌든 익숙해진다는 건 무서운 일이고... 그것보다 슬픈 건 익숙해져 있던 상태에서 없어지면 더 상실감이 커지고 아쉽고 그리워지고 미안한 느낌.

그래 내가 대학생활때 나에게 다가왔는데도 놓친 인연들, 그리고 내 실수로 싸우고 잘 안만나는 사람들, 혹은 친했는데 그냥저냥 어쩌다보니 멀어진 사람들... 기타등등이 그땐 몰랐는데

대학원생이라 혼자(??) 있는 지금은 그립다.
아무래도 요즘은 사람이 그리운가 보다.

어쨌든 그렇게 내 대학생활을 함께했던 시계는 떠나가고, 나는 드디어 대학원생이 되었다.

대학생때 있던 수많은 뻘짓들과 즐거웠던 일이 있던 시간을 기록하던 시계는
그렇게 내 추억과 함께 실종되었다.

우연의 일치혹은 그냥 내가 그렇게 느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시계가 없어진 이후로 더 급속히 대학생때 있던 추억들과도 왠지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사람들과도 삐그덕삐그덕 거리는게 잦아졌고 혹은 바뻐서 만나지도 못하고...

정말로 그립구나. 시계.

안녕... 시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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