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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마카오-홍콩(2011.8.18-22)

홍콩 - 여행 3일째. 섹오 마을, Dragon's back 등정기

(이번 회는 사진이 좀 많이 많다 -_-)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바라보면 홍콩(구룡반도)의 풍경이 보인다니 참 좋은 기분이었다. 돈좀 쓴 보람이 느껴졌다!





천천히 준비를 하고 8시반쯤 호텔을 나와서, 밥을 먹으러 갔다.
요즘 한국에선 Frypan 이 닭집으로 유명한데, 홍콩의 Frypan은 샌드위치로 조식먹기 좋은 곳이었다.

이게 달랑 30 홍콩달러였으니, 약4000원정도. 과일과 수프까지 주는데 이정도면 괜찮은 가격이었다. 게다가 메뉴가 다양하고, 달걀반숙정도도 선택할 수 있고 사이드 메뉴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서 맘에 들었음.

아침을 생각보다는 든든하게 먹고,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어제 찍었던 그곳에서 다시 한장.


지난번에 홍콩에 왔을때 중요한 곳은 다 둘러봐서, 이번엔 남들이 잘 안들리는  곳을 둘러보려고 결정했었는데 마침 홍콩의 트래킹 코스인, 10대 트래킹 코스에 선정되었다는 Dragon's back이란 곳을 듣고 바로 여기다!! 탐사하기로 결정했다.

가는 길이 좀 멀다. MTR Shau Kei Wan 역 A3출구앞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하는 9번 버스를 타고 한 30분 정도를 타고 가다보면 Cape Collinson 에서 내리면 Dragon's back trekking 코스가 보인다.
 
이 트래킹을 하려면 중요한건, 내릴 정류장 지나치지 않기이다.
버스가 우리나라처럼 정류장이 잘 구분되어 있는것도 아니고, 안내방송도 없고해서 나는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쳐 버렸다 -_- 잠깐 방심했더니 종점인 섹오 비치(마을)에 도착해 버렸다...
 
섹오 마을은 주성치의 희극지왕이란 영화의 주요무대가 되는 마을이라고 한다.소박하면서도 생각외로 예쁘고, 번잡한 홍콩과는 다른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작은 해변에서는 해수욕을 할 수 있는데, 양 옆에 있는 바위산(?)이 나름 운치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8월 중순의 홍콩의 햇볕은 장난이 아니었다. 덥고, 피부가 지글지글 타고 있는게 온몸으로 느껴져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다시 트래킹을 할 수 있는 정류장으로 돌아가려 버스를 잡아탔는데...


생애 최초의 교통사고도 경험하고....

중국인들이 싸우는건 대단히 시끄러웠다. 특히 택시와 버스의 충돌이다 보니 두 운전자 모두 한 성깔하는듯 -_-
10여분 동안 왕복 2차로 도로를 막고 엄청나게 싸우는데, 정말 시끄럽고 힘들었다.
어찌 저찌 다른 버스로 갈아타고 정신집중하여 올바른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힘들게 도착한 출발지.



이 길을 따라 걷다가, 한번은 길을 잘못들어서
등산로도 아닌, 진짜 완전 엉뚱한 계곡을 따라 끝없이 내려갈뻔 했다.
만약 계속 그렇게 갔다면 정말 트래킹하러 왔다가 산에서 길을 잃고 조난당해 변사체로 발견당할뻔 했다.

진짜 내가 잘못 된 길로 가고 있었다는걸 알아차렸을땐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고, 다시 올바른 길을 찾았을때는 기쁨의 환호성을 지를뻔 했다.

그리고 다시 걷고 있는데 길에서 뱀이 머리를 빳빳이 쳐들고 날 노려보기도 했다 -_-

가벼운 산이고 걷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길래 그냥 컨버스에 청바지와 옆으로 메는 가방을 메고 왔는데,
엄청 덥고 온몸에서 땀이 주륵주륵 흐르고
이렇게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게다가 멋진 풍경따위는 보이지 않아서


 안내책자에 낚였구나....아 이렇게 내 하루를 버리는 건가 했는데,  




(리펄스 베이및 스탠리 베이로 추정되는 곳)



















이렇게 멋진 풍경들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트래킹 코스답구나. 
정상은 바람도 시원하고, 전경도 좋고. 지금까지 올라오느라 고생한 피로가 한번에 보상받은 느낌이었다.



드디어 도착한 트래킹 코스의 끝.

가는 도중엔 정말 힘든 일이 많았지만,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길이었다!!
홍콩하면 수많은 빌딩이 가득한 도시/야경만 생각하는데, 그런 홍콩에 질렸을 경우 이 곳에 들러보면 새로운 홍콩의 아름다움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단점은  가벼운 산행길이라지만 은근 힘드니 조심할것. (관악산정도로 힘든 느낌이다.) 최소한 활동에 편한 차림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한여름에 엄청난 땡볕이 내려쬐는데 모자도 안쓰고 선크림도 안 바르고 컨버스에 청바지에 옆으로 메는 가방을 가지고 갔더니 ... 죽는 줄 알았음...
  
그리고 상당히 외곽에 위치해 있다보니 왕복시간이 오래 걸린다.  난 완차이에서 왕복으로 5시간정도가 걸렸고다. 또, Dragon's back 코스만 따라가도 2시간정도 걸리고.. 
그래서 홍콩에서 단기여행을 할 경우엔 일정에서 과감히 빼는 게 좋고, 홍콩을 2번이상 온 여행자들중 새로운 홍콩의 면을 보고 싶다면 추천할 만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