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마카오-홍콩(2011.8.18-22)

홍콩 - 식도락 part 1

2011/12/26 - [여행기/마카오-홍콩(2011.8.18-22)] - 홍콩 - 호텔가는길 + 심포니 오브 라이트(2011.8.19)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고 나서 보니 배가 무진장 고팠다. 생각해 보니 아침은 완탕면 한개 먹고 점심도 먹지 않은 상태로 우유푸딩 한개 먹고서 마카오를 엄청 걸어다녔으니. 그럴만도 하지.

그래서 대체 뭘 먹어야 잘 먹었다는 소문...은 안나도 나는 만족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번화가로 걷기 시작했다.
홍콩섬이 아닌 카우롱 반도에선 유명한 나름 명품(?)이 모여있는 네이선 로드...



를 걷다가 너무 더워서 이러다간 안되겠다 싶어 허유산을 들렀다. 지난번 홍콩 방문때는 어쩌다 보니 결국 먹지도 못했던 허유산. 생각보다 비쌌지만, 그만큼 망고덩어리가 잔뜩 들어있어서 맘에 들었다 만족. 


생각보다 망고가 엄청 많아서 여자들이라면 이거 먹고도 배가 차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도 배가 아직도 고파서 가이드북을 뒤지다가 Tsui Hang Village 라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광둥요리 전문점이며, 맛 대비 가격이 착하고 좋다는 말이 있기에, 그리고 식당도 쇼핑몰 위층에 있길래 그냥 여행객도 가도 되는 식당이겠지 하고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니 ....여기가 미쉘린 가이드(미슐랭 가이드)에 나왔다는 식당이었다. (2009-2011 별 한개) 뭐 게다가 홍콩 최고의 레스토랑 선정된 적 있음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내가 이런 곳도 올때가 있구나(...)

확실히, 요리는 맛있었다. 추천메뉴중 하나인 메이플시럽을 입힌 양고기요리와 국수를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심지어 양고기 요리에 따라 나온 가지를 튀긴 것마저 맛있을 줄은 몰랐다. (물론, 고기 양은 조금 적다.)
국수는 전형적인 홍콩국수맛이었던듯. 괜히 시킨 것 같다. 배고파서 시킨건데, 차라리 그 돈으로 더 맛있는 수프나 후식을 시킬걸 그랬어.

게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전 테이블이 꽉 차있었고, 그 테이블은 대부분 정장을 입고 와인을 시켜 분위기있게 먹고 있거나 혹은 가족끼리 와서 얘기하는 참 화기애애하면서도 왠지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는데, 나있는 서 나 관광객이요! 라는 차림으로 큰 테이블을 혼자서 차지하고 먹는 사람이었다 -_- 지금까지 여행지에서 이런 적은 없었는데, 순간 좋은 음식을 잘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순간 외롭고 슬픈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더 있으면 좋은 곳에서 혼자 궁상떨고 있을거 같아서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가격은 10% 서비스비를 포함해서 홍콩달러로 200인가 250인가가 나왔다. (약 한국돈 3만-3.5만원)... 

정말 오늘 호텔부터 계속해서 엄청난 사치를 부리고 있구나 ㅋㅋㅋ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홍콩섬은 대부분 건물과 건물사이의 통로로 길이 연결되어 있는곳이 많은데, 11시쯤 통로엔 사람 하나 없이 혼자서 바라보는 풍경은 홍콩영화의 느낌인, 화려하면서도 상당히 고독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건 다 내가 혼자 이러고 있는게 슬퍼졌었기 때문이다만...



이 기분으로 그냥 숙소에 들어가기는 싫어서, 호텔 바로 옆에 있는 홍콩 컨벤션 센터를 들어갔다가 나와서 해안도로를 따라 잠깐 걸었는데, 골든 바우히니아 광장 (Golden Bauhinia Square) 가 있었다. 홍콩의 중국반환을 축하하며 만든 광장이라고 한다. 광장자체는 큰 꽃이 있을 뿐 별게 없어 보이지만...

이 광장과, 이 광장에서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철썩철썩하는 파도소리가 들리고, 무엇보다도 걷다보면 침사츄이와 홍콩섬 센트럴 지역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조금씩 걸어가면 그에 따라파노라마처럼 야경이 펼쳐지는데, 정말정말 아름답다.

이 점만은 정말 홍콩의 다른 어떤곳에서도 찾기 힘든장점이고, 숨겨진 최적의 야경코스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게다가 . 빅토리아 피크나 스타의 거리... 그곳에서는 미리 자리잡지 않으면 좋은 자리에서 야경보기가 힘든데, 여기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맘놓고 좋은자리에서 보고싶은 만큼 야경을 바라볼 수 있다. 게다가 바닷바람도 불고.
그래서 남은 여행기간 내내 자기 전엔 이 곳을 산책했다.

물론, 홍콩섬 일부부분이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고, 역에서도 조금 멀고 주 관광지역들과는 꽤 떨어져 있어서 선뜻 가기가 힘든 곳이긴 하지만, 시간여유가 있다면 하룻밤쯤은 이곳에서 야경을 본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왔다.

숙소에는 무려 아이폰 도킹 알람 스피커가 구비되어 있어서, 음악을 틀어놓고 조용히 창문을 열고 홍콩의 야경을 바라보다가, 잠이 들었다.






페리정거장에서 무려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해서, 침사추이의 스타의 거리에서 심포니오브라이트를 본 후
미슐랭가이드에 올라온(...) 식당에서 양고기를 먹고 해안가를 산책한 후 호텔방에서 혼자 음악을 들으며 잔을 홀짝이며 홍콩의 야경을 바라본다니, 정말 럭셔리한 홍콩에서의 밤이였다.

단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혼자였다는 것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