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연구실 사람들도 반 정도가 휴가가고 해서 할일이 없어서 그런지 301동 맨 뒷자리 요새에 처박혀서 밀렸던 포스팅들을 폭풍과 같이 쏟아내고 있는 중인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하루에 두개라니...
알랭 드 보통. 좋아하는 작가이다
쉽게 읽히지만, 어려운듯 가볍게, 가벼운듯 진지한 책. 한두줄로 요약하기엔 참 어려운 소설.
연애얘기에 철학을, 문화비평을 가볍게 찔러넣고 다시 등장인물의 심리를 묘사하러 도망가는.. 철학적 소설과 연애감정간의 줄타기를 잘하는.. 독자와의 밀당을 자행하는 작가. 약간은 현학적(?)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냥 그런 로맨스 소설에 질린 사람 혹은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로맨스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을만한 소설.
무엇보다도 내가 여주인공인가 싶을 정도로 공감할 내용이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42기에서 가끔씩 나오는 화제의 주인공인 눈높고 까다로운 남자의 취향은 과연 무엇일까 요즘 고민하고 있었는데. 여러모로 생각해 보기 좋은 소설이었다.
외모야 요즘 고민(?)해본 결과 뭐 몇번 얘기한대로 귀여운 취향이 1순위고, 두 번째 취향은... 설명은 못하겠네... 음 주변의 아는 사람으로 대표하면 편할텐데 실명저격을 하기엔 좀 그렇고 -_- 어쨌든 좋아하는 연기자 연애인은 1. 서민정 2. 홍수현 정도였다만,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쨌든, 아마도 내 성격적(?) 이상형을 서술하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앨리스는 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자신임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평소 답변하는 쪽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묻는쪽이라, 어떤 모임에서는 '인터뷰어'라는 별명까지 얻었기 때문에 이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약한쪽이 자신을 드러내고, 강한 쪽은 자기를 절제하게 마련이라면 인터뷰어는 강한 쪽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강한쪽이라면 마키아벨리식 책략에 따라 질문을 해야겠지만, 앨리스는 단지 자신이 드러날까봐 두려워서 질문하는 쪽에 서는 것이었다. 그녀도 누군가와 내면을 나눌 필요가 있었다. 다만 누군가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들이대는 게 싫었다. 또 사람들은 앨리스가 기꺼이 귀를 기울여준다는 점을 알고는, 진정한 친구라기보다는 절약형 심리치료사로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그는 P에게서 자꾸 말을 하고 싶게끔 하는 호기심과 또 그에게는 편하게 말해도 될 것 같은 정직함을 간파했다.
여기서 앨리스를 나로 바꾸고 글을 보여주면 간접적 대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연인들/연애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소위 썸씽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던지는 질문은. 나는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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