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깊었던 장면>
분명 이것이 여러분에게 연설을 하는 마지막 기회일 것입니다. 공군은 마가야네스 라디오 안테나를 폭격했습니다. 괴로움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실망에 대해서만 말하겠습니다. 자신의 선서를 배반한 사람들에게는 도덕적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선서를 배반한 자들에게는 도덕적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 칠레의 병사이고 명색이 합참의장이면서 해군 참모총장이기도 한 메리노 제독, 겨우 어제 정부에 대한 충성과 헌신을 맹세했으면서도 지금은 경찰총장을 자임하는 저 비굴한 장군 미스터 멘도사 같은 자들 말입니다. 이 모든 사실에도 제가 남기고 싶은 단 한 마디는 저는 사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갈림길에서 저는 제 생을 바쳐 민중들에 대한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들에게 말합니다. 우리가 수천, 수만 칠레인들의 소중한 양심에 뿌려놓은 씨앗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그들이 우리를 지배할 수는 있지만, 사회적 진보는 어떤 범죄나 무력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역사는 우리의 것입니다. 민중이 역사를 만듭니다.
이 나라 노동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항상 보여주었던 충성, 정의를 향한 크나큰 열망의 통역자였고, 헌법과 법을 존중했으며, 그것을 지켰던 그 한 사람에게 보내준 신뢰에 감사드리고자 합니다...오늘 저들 반동 세력은 자신들의 이윤과 특권을 끈질기게 지키기 위해 외세의 힘을 빌려 권력을 탈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그들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역사가 그들을 심판할 것입니다.
마가야네스 라디오는 침묵할 것이고, 제 차분한 목소리는 더 이상 여러분께 닿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계속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항상 여러분 곁에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저는 이 나라에 충성을 다한 당당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민중은 스스로를 지켜야만 합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희생하지는 마십시오. 민중은 굴종과 박해를 허용해서도 안 되는 법이지만, 스스로를 자학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땅의 노동자 여러분, 저는 칠레와 그 운명을 믿습니다. 반역자들이 득세하려고 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이 어둠과 비참한 순간을 이겨낼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머지않아 위대한 길이 다시 열릴 것이고, 그 길을 따라 자유로운 인간들이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나아갈 것입니다.
칠레 만세! 칠레 민중 만세! 노동자 만세!
이것이 저의 마지막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1973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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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아옌데 :
발파라이소에서 태어났으며, 대학생시절에 의료봉사를 한 아옌데는 민중들의 비참한 생활을 목격하여 사회주의에 입문하였다. 1970년 대통령 선거에서 인민연합(칠레 사회당과 칠레 공산당의 연합정당) 후보로 당선되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아옌데는 토지국유화를 통한 토지개혁, 민중의 정치참여, 국부를 유출시키는 미국계 구리광산 국유화등의 개혁정책을 실시했다. 하지만 그의 개혁정치은 미국과 보수층을 자극, 미국의 지원을 받은 피노체트의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다.(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군사 쿠데타에 대항하여 직접 권총을 들고 끝까지 투쟁하다 1973년 산티아고의 모네다 궁(칠레의 대통령궁)에서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선물받았던 AK-47 소총으로 자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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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소재 100개를 가지고 많은 라틴아메리카역사를,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루려다 보니 좀 간략하긴 하지만,
그리고 고대문명이나 중세보다는 현대에 치우쳐 있긴 하지만,
생소한 분야인 라틴아메리카 역사의 입문서로는 매우 좋은 책이다.
금요일까지는, 현대의 라틴아메리카들의 끝없는 정치불안과 쿠데타, 혁명등을 (제3자의 관점에서) 참 안타깝게 봤었는데.
토요일, 그 사건이 지나고 나니 느낌이 또 다르다..
책리뷰는 책 리뷰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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